"사긴 쉬운데 쓰긴 어렵다"…제주 수소차 보급 뒤에 숨은 불편

'1대당 3950만원' 전국 최고 보조금에 보급물량 2배 신청 몰려
충전소 여전히 1곳뿐…제주도 "이미 안내…최대한 서두르겠다"

김기환 제주도의회 미래경제산업위원회 위원장.(제주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전국 최고 수준의 보조금을 내세워 수소차 민간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충전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하지 못하면서 이용자에게 불편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기환 제주도의회 미래경제산업위원회 위원장(제주시 이도2동 갑·더불어민주당)은 13일 오전 열린 제452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미래경제산업위 제1차 회의에서 제주도 혁신산업국으로부터 올해 주요 업무를 보고받던 중 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수소차 1대당 3950만 원(국비 2250만 원·지방비 1700만 원)이라는 전국 최고 수준의 구매 보조금에 힘입어 최근 79대 모집에 174대가 몰린 상황을 짚으며 "표면적으로는 민간 보급이 성공 궤도에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제주도민들에게 심각한 불편을 전가하는 구조"라고 운을 뗐다.

현재 제주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소 충전소는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3.3㎿ 규모의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 1곳뿐이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올해 말 번영로에 이동형 충전소 1곳, 내년 상반기 서귀포시 강창학 종합경기장에 충전소 1곳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지만 아직 설계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민간 보급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오는 9월 수소차를 인도받을 제주도민들, 특히 서귀포시민들은 해당 차량을 당장 일상적으로는 사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사기는 쉽지만 쓰기는 어려워서 (수소차가) 애물단지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수소차 정책이 진짜 친환경 정책이 되려면 단순한 보급 대수 확대뿐 아니라 생활권별 충전 인프라, 충전 대기시간 최소화, 안정적 공급 체계, 운행 안전성, 긴급 대응 체계까지 포함된 종합적인 계획도 수립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남진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이동형 충전소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서귀포 충전소는 인근 마을 주민들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며 "충전소 구축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을 충분히 안내해 왔지만, 최대한 빠르게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