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오른 하얀 결정체 사진…검찰 "필로폰" 피고 "양잿물"

마약 양성반응에도 투약 혐의 부인…검찰, 징역 3년 구형

제주지방법원 법정. ⓒ 뉴스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채팅앱에서 필로폰으로 의심되는 하얀 결정체 사진을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법정에서 "고체화된 양잿물(수산화나트륨)을 촬영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오소현 부장판사는 22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8일 채팅앱에 "차가운 거 찾는 분"이라는 글을 올린 뒤 필로폰으로 의심되는 물질을 제공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신분을 숨긴 채 A 씨와 대화를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A 씨는 하얀 결정체 사진을 보내며 직접 만나 필로폰을 제공할 의사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당시 A 씨가 현장을 떠나면서 검거되지는 않았다.

A 씨는 지난 3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김해를 다녀온 뒤 제주공항에서 체포됐고, 직후 진행한 소변검사에서 마약 성분 양성반응이 나왔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필로폰은 투약 20분 뒤부터 4일 이내 성분의 90%가 몸 밖으로 배출된다"며 경찰 체포 전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동종전과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고, 소변검사 등에서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반면 A 씨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오랜 기간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졸피뎀을 처방받아 거의 매일 복용했다"며 다른 약물의 영향 가능성을 주장했다.

채팅앱으로 보낸 사진에 대해서는 "차량 세척용으로 보관하던 고체화된 양잿물이었다"며 "성적 목적으로 여성과 대화하려고 필로폰이 있는 것처럼 말했을 뿐 실제로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했다.

A 씨도 최후진술에서 "과거 마약이라는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은 참담하고 부끄럽다"면서도 "의심받는 게 당연할 수 있지만 하지도 않은 일까지 처벌받는 건 억울하다. 출소 후 한 번도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8월 24일 오전 A 씨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