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형제보다 가까웠던 공무원과 업체대표…"뇌물 맞아" vs "빌린 것"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 뉴스1 오미란 기자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 뉴스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15년간 형제보다 가깝게 지냈던 고위 공무원과 업체 대표가 법정에서 유무죄 여부를 놓고 각각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서범욱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전 제주도 서기관(4급) A 씨(50대)와 모 관급공사 업체 대표 B 씨(40대)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A 씨에 대해 징역 8년, 차량 2대 몰수 등을 구형하고, B 씨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20년 4월 제주도청에서 근무하며 전자시스템 유지 관리 업무를 담당할 당시 B 씨로부터 대형 승용차를 받은 혐의다. 또 이듬해 7월에도 본인 부인의 오래된 차량을 교체해야 한다고 SUV 차량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지난해 4월에도 B 씨에게 텔레그램으로 연락해 치과 진료비 명목으로 현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A 씨와 B 씨 모두 차량 등을 주고받은 사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뇌물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렸다.

A 씨 변호인은 "피고인과 B 씨는 1년간 통화 횟수가 712회에 달할 정도로 형제보다 가까운 관계였다. '여유 있으면 꼭 갚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친분 관계에 의한 차용을 주장했다.

특히 "그 어떤 증거에도 피고인이 B 씨에게 구체적인 별도의 대가나 편의를 제공했다고 확인할 만한 사실이 없다. 관급공사 계약 과정에서도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형사법의 대원칙에 따라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B 씨 측 역시 대가성이나 청탁, 혜택 등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회사가 불이익을 받을까 봐 두려워 차량 등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A 씨 측은 "B 씨가 허위자백을 했을 가능성, 개연성이 있다"며 "B 씨의 진술은 경찰 조사부터 검찰 조사까지 계속 바뀌고 있다. 처음엔 '빌려준 것'이라고 했다가 최후엔 '돈을 빼앗겼다고 생각한다'고까지 말이 달라졌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5월 14일 오전 A 씨와 B 씨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