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제주 '516로' 개명에 설전…"쿠데타 상징" vs "선거 소재화"

제주시 516로에 세워진 '516도로' 도로명비.2017.01.09/뉴스1 ⓒ News1 DB
제주시 516로에 세워진 '516도로' 도로명비.2017.01.09/뉴스1 ⓒ News1 DB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5·16 군사정변 기념 도로인 '516로'에 대한 도로명 변경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을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2일 성명을 내고 도를 향해 관련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국힘 제주도당은 "서귀포시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제출된 의견의 약 80%가 '명칭 유지'로 나타나면서 이 논의는 이미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며 "오영훈 도정이 선거를 앞두고 이 논의를 다시 꺼내든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국힘 제주도당은 특히 "박정희 대통령이 제주 산업화와 기반시설 확충에 기여한 역사적 사실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냉정하고 겸손한 태도로 평가돼야 한다"면서 "이를 이념적 논쟁으로 재단해 갈등의 소재로 삼는 것은 도민 통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3일 성명을 내고 국힘 제주도당의 해당 성명을 향해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헐뜯기"라고 정면 비판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국힘 제주도당이 근거로 제시한 여론조사는 512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응답률이 3.9%(20명)에 불과해 대표성을 갖기 어렵다"며 "이를 거론조차 하지 않은 채 80%를 운운한 것은 도민 기만이자 도민 여론을 호도하려는 무책임한 시도"라고 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이어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 쿠데타를 상징하는 516로가 있는 것이 합당한지 국힘 제주도당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12·3 친위 쿠데타를 내란이라 하지 못하고 윤석열과 절연하지 못하는 국힘이 5·16 군사정변을 기억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도 했다.

한편 지방도 제1131호선인 516로는 1961년 5월 16일 군사정변 이후 확·포장 공사를 거쳐 개통되면서 당시 시대적 배경을 반영해 붙여진 이름이다. 2009년 도로명 고시를 통해 공식 명칭인 '516로'가 부여됐다.

516로는 2014년 도로명주소 전면 시행 이후 도민의 실생활 주소로 사용되고 있지만, '세계평화의 섬 제주'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도는 다음 달까지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5~6월 설문조사를 통해 도민과 주요 사용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향후 추진 방향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