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김일성 지시" 항소심 4월6일 첫 변론…태영호·유족 법정공방 재개

1심 "유족회에 1천만 원 배상" 원고 일부 승소 판결…개인 청구는 기각
태 "평가 엇갈려…허위사실 아니다" vs 유족 "개인 명예훼손 인정돼야"

지난해 12월 1심 판결 직후 제주법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 4·3관련단체./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4·3 김일성 지시' 발언을 둘러싼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과 제주 4·3 생존 수형인·유족 간 법정 공방 2라운드가 본격화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민사5-2부는 오는 4월 6일 오후 3시 40분 제주4·3 유족과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태 전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연다.

태 전 의원은 지난 2023년 2월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4·3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주장을 반복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 원고 측은 같은 해 6월 "여러 차례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나 태 전 의원은 4·3 왜곡과 망언을 중단하지 않았다"며 "희생자를 모독하고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태 전 의원 측은 "허위사실이 아니며 명예훼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피해자를 원고들로 특정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태 전 의원이 SNS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해당 주장을 반복한 행위가 허위사실에 해당하며, 제주 4·3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태 전 의원에게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생존 수형인 오영종 씨와 유족 양성홍·김창범 씨의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2025.3.11 ⓒ 뉴스1 이광호 기자

태 전 의원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태 전 의원 측은 "허위로 판단하려면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과 명백히 배치돼야 한다"며 "제주 4·3의 원인과 김일성 개입 여부는 사료 해석과 정치·이념적 평가가 엇갈리는 사안임에도 진상조사보고서만을 기준으로 허위사실로 단정한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원고인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생존 수형인 오영종 씨, 유족 양성홍·김창범 씨도 항소했다.

1심에서 기각된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도 인정돼야 하며, 유족회에 대한 손해배상액 역시 지나치게 적다는 취지다.

원고 측은 개인 청구 기각 사유였던 '구체적 인격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반박하기 위해 해외 판례 등을 보강해 관련 자료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