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타임캡슐' 하논분화구를 복합유산으로…사유지 매입 나선다
국내 유일 마르형 분화구…제주도, 2033년까지 23만3683㎡ 매입 계획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도가 국내 유일의 마르(maar)형 분화구이자 '생태계 타임캡슐'로 불리는 서귀포시 하논분화구 핵심 지역 내 사유지 매입에 나선다.
제주도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8년간 총 298억2000만 원을 투입해 하논분화구를 복합유산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수립한 '하논분화구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위한 기본계획"에 따른 것이다. 도는 논농사 구역 등 핵심구역 내 사유지 500여 필지(23만 3683㎡)를 매입하는 데 180억 원을 투입하고, 에코뮤지엄 조성에 63억 원, 자연박물관(상징체험 공간) 조성에 131억 원, 주차장과 화장실 등 방문자 편의시설 조성에 7억 6000만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1단계로 오는 2028년까지 59억 500만 원을 들여 핵심구역 내 사유지 89필지(4만 5830㎡)를 매입한다. 제주도는 이미 지난해 매입공고를 통해 토지소유주로부터 매도승낙서를 받았으며, 매입 우선순위를 정해 올해 20억 원 규모로 토지 매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논분화구는 서귀포시 호근동과 서홍동 일대에 걸쳐 면적 126만 6825㎡에 이르는 대형 분화구로, 동서 1.8㎞, 남북 1.3㎞ 규모의 타원형 화산체다. 분화구 직경은 1000~1150m, 깊이는 최대 90m에 달하며, 습지 퇴적층 두께는 약 14m로 알려졌다.
3만~7만 6000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하논분화구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마르형 분화구다. 지하 가스 폭발로 형성된 마르형 분화구는 중앙부가 움푹 패고 퇴적층이 형성되는 것이 특징으로, 대부분 봉긋한 형태의 제주 오름과는 다른 지형을 보인다.
특히 화산분출 이후 화구 호수 바닥에 꽃가루와 지질 분진 등이 퇴적돼 동아시아 기후 변화와 식생 변화를 기록하고 있어 '생태계 타임캡슐'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하논분화구에는 직경 1㎞가 넘는 호수가 있었으나, 1500년경 주민들이 벼농사를 위해 남동쪽 화구를 뚫어 수위를 낮추면서 논으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 관광 활성화와 도시 확장 과정에서 하논분화구는 개발 대상지로 꾸준히 거론됐다. 분화구 내부에 야구장을 건립하자는 구상도 나왔으나 환경단체 반대로 무산됐다.
복원 논의는 2012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제주도가 발의한 복원 결의안이 공식 채택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제주도는 습지보호지역 지정과 단계적 복원을 추진했지만, 방문자센터 건립(3억 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분화구 면적의 90%에 달하는 111만 4000㎡가 사유지로, 부지 매입에만 최소 3000억 원이 필요하다는 추산이 나오면서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토지주들의 반대도 있었다.
이에 제주도는 전면 복원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훼손을 막고 현 상태를 유지하며 활용하는 '보전 중심 관리'로 방향을 전환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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