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강간 전과 수두룩 50대…법정서 형량 계산까지 [사건의 재구성]

폭행죄 3년 실형…출소 한 달 만에 강력 범죄
피해자 의식 잃자 '사망으로 간주'…119 신고 없이 도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폭행죄로 3년의 실형을 살고 2025년 2월 출소한 A 씨(50대).

그는 20회가 넘는 강도·강간 범행으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던 강력범죄자였다.

십수년간 수형 생활에도 그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분노는 여전했고, 통제는 없었다.

그런 A 씨는 출소 한 달 만인 3월 3일, 또다시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이날 오후 1시 34분쯤 제주시의 한 주점을 찾은 A 씨는 영업을 준비하던 종업원 B 씨에게 "술을 달라", "화장실을 쓰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B 씨는 "영업 전이라 어렵다"며 A 씨 요구를 거절했다.

A 씨는 B 씨가 자신을 무시했다고 느꼈다. 그 생각은 분노로 바뀌었고, 곧 폭력으로 이어졌다.

A 씨는 화장실로 피하는 B 씨를 뒤따라가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B 씨가 "CCTV가 있다"고 말했지만, 한번 시작된 폭주는 멈추지 않았다.

A 씨는 B 씨 머리채를 잡고 변기 모서리에 여러 차례 내리찍었다. 급기야 화장실 구석에

놓여 있던 무게 13㎏짜리 항아리로 내리치기까지 했다.

항아리는 산산조각이 났고, 바닥에는 피가 번졌다. 그런데도 폭행은 끝나지 않았다. A 씨는 끝내 B 씨 목을 졸랐다.

B 씨가 의식을 잃고 나서야 폭행은 멈췄다. B 씨가 사망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 씨는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 그는 목장갑을 벗은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

B 씨는 치명상을 입었지만 기적처럼 살아났다. 그러나 신경 손상과 심각한 트라우마로 지금도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A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법정에 선 A 씨는 "죽일 생각은 없었다.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어떻게 아느냐"며 특수상해죄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형량까지 스스로 계산했다.

A 씨는 "과거 피해자 2명을 때려 전치 3주가 나와 징역 3년을 받았다. 이번 피해자는 1명이고 전치 4주 정도니, 대충 몇 년이 나올지 계산할 수 있지 않느냐. 누범 기간이니 1~2년 더하면 될 것 같다"고 재판부를 향해 말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 씨에게 미필적인 살해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키 187㎝, 체중 90㎏의 거구가 왜소한 피해자를 상대로 위험한 도구를 사용한 점과 쓰러진 뒤에도 방치했다는 점이 고려됐다.

특히 "사망한 줄 알고 도주했다"는 진술은 오히려 피해자의 죽음을 예상하고 받아들였다는 정황으로 받아들여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28일 A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선고 직후 "항소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마음이 변했는지 항소했다가 다시 취하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