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만 있는 줄 알았나요?…겨울 제주는 꽃의 계절

새빨간 동백꽃에 노란 유채꽃…봄의 전령 매화도

제주 동백꽃(자료사진)/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겨울 제주의 풍경 하면 새하얀 눈꽃으로 뒤덮인 한라산이 떠오르지만, 의외로 각양각색의 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제주의 겨울을 상징하는 꽃은 단연 새빨간 동백꽃이다.

이름마저도 '겨울에 꽃이 핀다'(冬柏)는 의미다.

겨울 동백은 11월 말 분홍빛이 도는 애기동백꽃을 시작으로 1~2월에는 절정을 이룬다.

동백꽃 명소로는 여러 민간 관광지가 있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군락지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제주도기념물 제10호)', '남원읍 신흥리 동백나무 군락지(제주도 기념물 제27호)', '남원읍 위미리 동백나무 군락(제주도기념물 제39호)' 등이 대표적이다.

위미 동백나무 군락이 탄생한 배경에는 흥미로운 얘기가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한강이 과거 롤모델이라고 소개한 고(故) 현맹춘 할머니다.

17살이던 1875년 위미리에 시집을 온 현 할머니는 해초 캐기와 품팔이로 어렵게 모은 서른다섯 냥으로 황무지를 사들여 동백 씨앗을 심었다고 한다.

제주의 거친 바람을 동백나무로 막기 위해서였다. 위미리가 제주를 대표하는 동백마을이 된 것은 현 할머니의 공이다.

그런데 동백은 아름답기만 한 꽃은 아니다. 3월이 되면 송이째 떨어지는 동백의 처연함은 제주4·3의 비극을 상징한다.

겨울 유채꽃밭(자료사진)/뉴스1

붉은 동백이 겨울 그 자체를 대표한다면 '겨울 속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꽃이 있다. 바로 유채꽃이다.

제주는 유채꽃이 관광자원으로 주목받자 개화 시기를 앞당기거나 늦추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금은 겨울에 피는 유채꽃이 탄생했다.

겨울 유채꽃은 교잡종인 산동채가 대부분이다. 11월에 파종하며 3월 말에서 4월 초 만개하는데 이르면 12월에 피어서 1~2월에도 노란 물결을 감상할 수 있다.

안덕면 산방산 인근과 성산일출봉 주변 등이 유채꽃 명소로 꼽힌다.

'봄의 전령'이라 불리는 매화도 제주에서는 2월에 만나볼 수 있다.

매화는 언뜻 보면 벚꽃과 유사하지만, 개화 시기가 1~2달 더 빠르고 나무 모양이나 꽃잎 모양, 그리고 향도 다르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걸매생태공원, 노리매 공원이 매화 관광지로 유명하다.

올해는 매화가 평년보다 훨씬 더 일찍 찾아왔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귀포 기상관측소의 계절 관측용 매화가 만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5일 이른 것이다.

이 매화는 평년보다 30일 이른 지난 17일 개화했다.

'개화'는 한 나무에서 임의의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만발'은 한 나무에서 80%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를 말한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