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뜨는 '茶포장 마약' 해류 따라 제주로 유입 가능성"
육·해경·군 등 810명 제주 북부 해안가 집중 수색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해류를 따라 제주 해안가로 마약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해경청 김영범 마약수사대장은 11일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차 포장지로 위장한 마약류가 발견된 지점이 제주 북부 해안가에 집중됐다. 이곳은 해양쓰레기가 모이는 지역과 유사하다"며 해상으로부터 유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실험 결과 포장된 약 1㎏의 케타민이 바다에 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다만 여러 방면으로 수사 중이지만 유의미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제주에서는 차(茶) 포장지로 위장한 향정신성의약품 케타민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이날도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변에서 초록색 우롱차(茶) 봉지로 포장된 약 1㎏의 정체불명의 물체가 발견됐다.
지난 9월29일 서귀포시 성산읍 해안가를 시작으로 아홉번째 발견이다. 그동안 제주시 애월읍, 조천읍, 제주항, 용담포구 등에서 발견된 마약은 모두 차 포장지로 포장됐다는 점, 케타민 약 1㎏씩 밀봉된 점 등의 공통점이 있다.
유례없는 마약류 유입에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 사는 관광객 박 모 씨(60대)는 "제주에서도 태국처럼 뚜껑이 열린 음료를 못 마시게 될까 봐 무섭다"며 걱정을 내비쳤다.
이에 유관기관들은 이날 제주시 북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집중 수색을 펼쳤다. 제주경찰청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해병대 9여단, 제주자치경찰단, 세관, 국정원, 바다환경지킴이 등 총 810명과 드론, 수색견 등이 투입됐다.
수색 대상은 제주시 한경면부터 구좌읍까지 3개 구역으로 나뉘었다. 이는 동절기 해양쓰레기 유입 지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됐다.
'차 포장지 마약류'들이 해상에서 해류를 따라 제주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원인 미상의 사고 등에 의한 우연인지, 제주를 표적으로 한 범죄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제주경찰청 강귀봉 강력계장은 "잔존 마약류에 대한 신속한 발견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번 수색을 진행하게 됐다"며 "혹시나 해안가에서 마약류를 발견할 경우 신속히 경찰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 만약 마약을 소지 또는 유통하다 적발되면 마약류관리법에 의해 처벌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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