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 끝났는데" 제주도의장 '기초단체 설치 여론조사' 비판 이어져
20일 도민 1000여 명 대상으로 '3개안' vs '2개안' 질문 예정
제주도 "너무나 큰 부담"…같은 당 의원들도 "공론화 뒤집나"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도의회가 주체가 돼 기초자치단체 적정 설치 개수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을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7월 설치 여부가 결정되는 골든 타임을 코앞에 두고 이미 1년간 공론화 과정을 거친 사안을 흔들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도의회에 따르면 이 의장은 도의회 주관으로 오는 20일 도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초자치단체 적정 설치 개수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권고한 3개 설치안(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과 김한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 제주시 을) 제시한 2개 설치안(제주시·서귀포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조사다.
현재 도는 광역자치단체인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불거진 도지사 권한 집중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7월 민선 9기 도정 출범에 맞춰 법인격과 자치입법·재정권이 없는 기존 2개 행정시(제주시·서귀포시)를 3개 기초자치단체(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늦어도 이번달 안에 행정안전부의 주민투표 요구가 이뤄져야 실현 가능하다는 게 도의 관측이다.
이에 김 의원은 이른바 '제주시 쪼개기 방지법'을 발의한 상태다. 해당 법안 발의 당시 김 의원은 "제주시가 2개로 쪼개지면 불필요한 동·서지역간 갈등이 생길 수 있고, 각 시마다 수많은 행정기관을 신설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도민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제주시를 쪼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었다.
이 같은 상황에 이 의장은 지난 5일 제441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공론화 이후 도민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담아내지 못한 데 대해 의장으로서 통렬히 반성한다"며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8월 안에 여론조사를 마무리 해 하나의 안을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가겠다"고 예고했었다.
이에 제주도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양기철 도 기획조정실장은 최근 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일부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숙의토론(공론화) 과정을 거쳐 모아진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정부에 일관되게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너무나 큰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이 의장과 같은 당 소속인 동료 의원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송창권 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제주시 외도동·이호동·도두동)는 같은 회의에서 "도민들의 뜻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의 주민투표 요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를 뒤집고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도민들도 과연 받아들일 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직전 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송영훈 의원(서귀포시 남원읍) 역시 이날 오전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다수의 의원들이 이 의장이 추진하고 있는 이번 여론조사가 추후 도민 사이의 분란과 갈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번 여론조사는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그동안 도민과 도, 도의회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 대선 공약에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가) 반영된 것이고, 지금 도가 그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답변을 위해 출석한 진명기 도 행정부지사를 향해 차질 없는 추진을 거듭 주문했다. 이에 진 부지사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mro122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