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초등교사가 흉기 거론하며 학생들 협박…교육당국 조사
피해 학생들 심리 치료…당국 "상황 모니터링"
-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의 초등학교 교사가 흉기를 언급하며 학생들을 협박하는 일이 발생해 학부모 불안이 커지고 있다.
24일 제주시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민신문고에 제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을 협박했단 내용의 학부모 신고가 접수돼 교육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해당 신고엔 교사 A 씨가 자신에 대해 얘기했단 이유로 이달 12일 하교하는 학생들을 지하로 데려가 폭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A 씨는 당시 피해 학생들에게 "야차룰 계약서를 작성해 싸우자. 흉기로 나를 찌르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야차룰'은 기존 격투기 규칙을 벗어나 거친 공격을 허용하는 경기 방식을 뜻한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나에 대해 얘기한) 다른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하겠다. 누군지 말하라"고 피해 학생들을 추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불안함을 호소하며 교내 상담실을 찾은 뒤에야 이 사건을 파악하고, 학부모들의 분리 조치 요구에 따라 A 씨를 이달 27일까지 병가·연가 조치했다. 피해 학생들은 현재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학부모들은 사건 발생 10여 일이 지났지만, 학교와 교육 당국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년이 달라도 같은 층을 사용하며 해당 교사를 마주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내부적으로 쉬쉬하며 사안을 끝내려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통상적인 생활지도 범위를 벗어나는 언행이 있었던 점은 분명하다"며 "현재 학부모들과 사안에 대해 논의 중으로, 가장 중점적인 부분은 피해 학생 회복과 정서적 안정"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지원청 측은 "학교 측과 학부모들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지난주 관련 부서에서 학교 현장 방문 뒤 지속적으로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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