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돌아온 군마 '레클리스'…6·25 전쟁영웅, 하사 계급 받아
부상자·탄약 나르며 맹활약…라이프지 선정 '미국 100대 영웅'
렛츠런파크 제주에 8번째 동상 세워져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마 혈통의 '레클리스(Reckless·1948~1968)'의 동상이 여덟 번째로 고향 제주에 세워졌다. 지난 26일 제주시 애월읍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열린 제막식에는 한국인들은 물론 주한미군해병대도 참석해 레클리스의 활약을 기렸다.
제막식을 앞두고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오영훈 제주도지사에게 축하서한을 보내며 레클리스를 "한국전쟁 당시 미 해병대와 함께 영웅적으로 복무한 전설적 군마"라고 칭했다.
레클리스는 미국 내 군사시설과 경마시설 등에만 6개의 동상이 세워졌고, 국내에서도 제주뿐만 아니라 경기 연천 감악산 고랑포구 역사공원에도 동상이 있을 정도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142㎝, 410㎏의 작지만 다부진 체격의 레클리스의 당초 이름은 여명(黎明), 우리말로 '아침해'라고 불렸다. 서울 신설동 경마장에서 예비 경주마로 지내던 중 6·25전쟁이 터지며 1952년 10월 미 해병대에 입대하게 됐다.
레클리스는 청각에 예민한 일반 말들과 달리 전장의 포화소리에도 묵묵히 자기 임무를 수행했다. 한번 갔던 길은 혼자 찾아가고 전장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을 업고 스스로 복귀할 정도로 영리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 해병대는 '아침해'에게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다'는 뜻의 '레클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특히 1952년 경기 연천지역에서 벌어진 '네바다 전투'에서 최전선을 하루 51회 왕복하며 약 4톤에 달하는 M20 무반동포 탄약을 나르며 활약했다.
레클리스는 공로를 인정받아 병사로 진급해 특급대우를 받았으며, 정전 협정 후 미국으로 건너가 1959년 말(馬)로서는 최초로 미 해병대 하사로 임명됐다. 퍼플하트 훈장, 대통령 표장 등 다양한 훈장을 받기도 했다.
레클리스는 1968년 생을 마감해 캘리포니아 캠프 펜들턴에 안장됐으나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주한미군해병대의 제이콥 Q. 로빈슨 부사령관은 "작은 체구였지만 모든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준 레클리스는 진정한 해병이었다"고 회고하며 "한국의 딸이자 모든 해병의 자매인 레클리스의 유산은 양국을 영원히 하나로 묶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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