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보다 귀한' 보말 넣은 칼국수…"누구에게나 같은 정성과 맛을"

'[제주탐미]⑦옥돔식당…'빨리빨리' 재촉 금지, 20분 기다려야

편집자주 ...'제주의 먹거리'는 풍요로운 바다와 들판에서 나오는 다양하면서도 신선하고 청정한 식재료와 '섬'이라는 특성이 담겨 타 지역에는 없는 특별한 맛과 풍미가 있다. 제주의 맛을 이어가는 제주향토음식점을 소개한다.

제주탐미-옥돔식당./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4면이 바다이고, 땅이 척박한 제주에서는 바다가 곧 '밭'이었다.

굳이 먼 바다까지 나가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물이 빠진 조간대에는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렸다. '보말(바다고둥의 제주어)도 그 중 하나였다.

보말은 주로 작은 해조류를 먹고 살며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곳에 서식한다. 수심 5m 이내 얕은 바다에 서식하는 까닭에 물이 빠지면 누구나 채취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과거엔 제주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재료였고, 보말죽 등으로 만들어 주로 먹었다.

보말./뉴스1

지금은 '제주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으로 알려지면서 수요가 급증,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제주도에서 인공수정을 통한 대량생산 방식을 연구하고 있기도 하다.

서귀포시 대정오일장과 접한 '옥돔식당'(대표 차옥자)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보말칼국수'를 20년 이상 팔고 있는데, 이미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재료소진으로 문을 일찍 닫는 날도 많다.

상호는 '옥돔식당'이지만 주메뉴는 '보말'을 주재료로 한 요리다. 20여년전 오일장 인근에서 옥돔을 팔려고 가게 문을 열었는데, 우연히 만든 보말칼국수가 소위 '대박'을 친거다.

사실 보말칼국수는 제주사람들이 주로 해 먹었던 음식이 아니다 해방 이후 밀가루가 들어오면서 시작된 음식이라고 한다.

대신 보말죽을 주로 먹었는데, 보말칼국수는 보말죽을 만드는 방법과 유사해 제주전통음식 방식이 새로운 음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전복이 들어간 옥돔식당의 보말칼국수./뉴스1

옥돔식당을 찾는 손님이라면 한가지 꼭 지켜야할 원칙이 있다. '음식을 빨리 달라고 재촉하지 말라'는 뜻의 '재개 재재 다울리지 맙써'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음식을 빨리 달라고 재촉하면 정성이 부족해지고 그러면 음식맛이 떨어질 수 있다는 '사장님의 경고'다.

그래서 적어도 20분은 기다려야 보말칼국수의 진맛을 볼 수 있다.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예외가 없다.

어떤 손님이든 같은 정성과 맛을 내주는 것이 바로 '옥돔식당'이다.

이 집 보말칼국수의 특징은 보말과 함께 전복도 들어간다는 점이다. 차씨는 보말 가격이 너무 올라 보말만큼 단백질이 풍부한 식재료를 고민하다가 전복을 함께 넣기로 했다. 보말이 전복보다 귀한 몸이 된 탓에 내린 '고육지책'인 셈이다.

차씨는 "제주바다가 빚어낸 천혜의 선물 '보말'에 정성과 손맛으로 만든 것이 맛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다"고 말했다.

한편 탐나는 제주향토음식 미식여행 '제주탐미'는 오는 10월23일까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주2회 게재한다. 또 관련 동영상은 '비짓 제주' 제주관광공사 공식 유튜브 채널과 '푸드 앤 와인페스티벌'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같은 날 업로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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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재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