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지방세 7대 3으로"…'친명' 박찬대 인천시장이 이재명 정부에 건넨 주문

[뉴스1 초대석] '이재명 원내파트너'서 지방정부 대표로…달라진 자리
AI·바이오 등 'ABC+E' 육성 전략 강조…인천 평균연봉 5500만원 목표

박찬대 인천시장 인터뷰. ⓒ 뉴스1 박세연 기자

대담=김기성 편집국장 장도민 전국취재본부장 유준상 기자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 정도까지 올려야 합니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넥타이를 맨 박찬대 인천시장은 '뉴스1'과 만나 지방재정 문제를 꺼내며 국가의 재원 배분 구조를 짚었다.

2025년 기준 전체 조세에서 국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75.6%, 지방세는 24.4%다. 약 7.6대 2.4인 현재의 구조를 우선 7대 3으로 바꾸고, 궁극적으로는 6대 4까지 지방의 몫을 늘려야 한다는 게 박 시장의 주장이다.

부족한 예산을 그때그때 메우는 것만으로는 지방정부가 안정적으로 정책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중앙정부가 지방에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한다면 이를 뒷받침할 재원도 함께 내려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춘 그는 지난 7월 인천시장에 취임했고 8월에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에 선출됐다. 당의 원내사령탑을 지낸 정치인에게 이제는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방의 요구를 전달하는 역할이 더해졌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 조정은 그가 내놓은 구체적인 요구다. 이재명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인 '5극3특'에 대해서도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 지역이 가진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상당한 책임감 느낀다"…前 원내사령탑이 마주한 지방 살림 현실

회계사 출신인 박 시장은 인천 연수갑에서 세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돼 민주당 원내대표와 당대표 직무대행을 지냈다. 10년간 법과 제도를 다뤘지만 집행기관을 이끄는 일에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시장 업무에 완전히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제도와 법 등 간접적 개선 활동을 하는 국회와 달리 시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민원을 직접 해결해야 하는 집행기관의 특성상 상당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설명한 집행의 책임은 빠듯한 재정과 맞닿아 있었다. 박 시장은 "세수 펑크 이후 국가 재정이 지방 재정을 충분히 보완해 주지 못하다 보니 재정이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추경으로 부족한 예산을 보완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인천에 있는 곳간 구석구석까지 다 털어서 재정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예산상의 어려움은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박 시장은 복지나 정책이 예산 문제로 후퇴하면 기존에 혜택을 받던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의 살림을 맞추면서 시민의 생활도 지켜야 하는 고민이었다.

그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우선 7대 3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궁극적으로 6대 4까지도 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방정부가 맡은 책임을 다하려면 그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박찬대 인천시장 인터뷰. ⓒ 뉴스1 박세연 기자
"인천이 가진 강점에 더 힘을"…균형발전 기조 속 중앙에 건넨 주문

재원 배분과 함께 박 시장이 고심하는 문제는 국가균형발전 전략 속에서 지역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해야 한다는 국가적 과제와 수도권에 속한 인천의 성장을 함께 생각해야 하는 자리다.

그는 "수도권인 인천의 발전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부의 '5극3특' 구상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지방의 경쟁력을 높여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정책 취지는 받아들이면서 인천이 가진 산업과 물류의 강점에도 힘을 실어달라는 주문이다.

박 시장은 "지방을 살려 초광역화를 만들고 광역화된 지방 도시의 경쟁력을 통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아젠다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인천이 가지고 있는 강점에 힘을 하나만 더 실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정부를 향한 요구는 앞선 공개 발언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이달 3일 직원 월례조회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될 때까지, 끈질기게, 근거를 갖고 요구하는 일은 제가 반드시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큰 정책 방향에 지역의 구체적인 사정을 반영하는 일, 중앙정치에서 쌓은 경험을 지방의 실질적인 성과로 잇는 일이 그의 과제로 놓여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 인터뷰. 2026.9.17 ⓒ 뉴스1 박세연 기자
평균연봉 5500만 원 목표…자신의 임기 너머에 놓을 '디딤돌'

박 시장이 지역 성장의 성과를 확인할 지표로 제시한 것은 시민의 소득이다. 2030년 인천 근로자의 평균연봉을 5500만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시민들이 실제로 받고 싶은 연봉이 얼마인지, 인천에서 근무하는 사업장의 평균연봉이 얼마인지 고민하는 게 보다 구체적이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이나 일자리 창출 건수와 함께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살피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한 산업 전략이 인공지능(AI)·바이오(Bio)·문화·콘텐츠(Culture)·에너지(Energy)를 묶은 'ABC+E'다. 공항과 항만의 물류에 AI를 접목하고 바이오산업을 생산 중심에서 신약 연구개발로 넓히는 계획이다. 동시에 그는 문화 거점을 조성해 방문객이 인천에 머물게 하고 기존 산업단지의 고도화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가 정책을 평가하는 또 다른 기준은 지속성이다. 박 시장은 민선 8기 정책 가운데 주민들이 환영할 만한 정책도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정책과 살림살이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자신의 임기에는 다음 시정이 이어갈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임기 동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드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다음 민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디딤돌'을 놓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민선 10기와 민선 11기가 받아서 나갈 수 있게끔 행정에 누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4년에 대한 평가도 그 이후에 이어질 변화까지 내다보겠다는 뜻이었다.

4년 뒤 시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지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박찬대가 인천의 미래를 제대로 준비해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1967년 인천에서 태어나 동인천고와 인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한 뒤 회계법인과 금융감독원에서 일한 '경제통' 출신 정치인이다.

2012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2016년 인천 연수갑에서 처음 국회에 입성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최고위원과 원내대표, 국회 운영위원장, 당대표 직무대행 등을 거치며 중앙정치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이던 시절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고, 정치권에서는 친명계 핵심 인사 중 한 명으로 분류돼 왔다.

회계사 출신답게 정책을 설명할 때도 숫자를 자주 꺼내는 편이다.

정치적 메시지를 짧은 말에 담는 순발력도 종종 화제가 됐다. 2022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친문과 친명의 화합을 뜻하는 '명문(明文)정당'이라는 표현을 즉석에서 내놨고, 올해 인천시장 출마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는 "시장합니다"라는 중의적인 말로 출마 의사를 에둘러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6월 인천시장에 당선돼 중앙정치에서 지방행정으로 무대를 옮겼으며, 8월에는 전국 17개 시·도지사를 대표하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에 선출됐다. 국회와 당 지도부에서 쌓은 중앙정치 경험을 인천의 현안 해결과 지방분권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민선 9기 박찬대 시정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