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독점' 깬다더니…인천시 자동차번호판 선정 두 업체 '부자 관계'
지분·채무도 얽혀…"실질적 경쟁 가능하나"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시가 자동차등록번호판 발급 업무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며 2개 업체를 선정했으나, 해당 업체 대표들이 부자 관계인 것으로 나타나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업체는 지분과 채무관계 등에서도 얽혀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실질적으로 독립된 경쟁업체로 볼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조성민 시의원(남동4)은 9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등록번호판 발급대행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며 선정 절차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는 지난 4월 14일 자동차등록번호판 발급대행자 모집 공고를 내고 5월 13~14일 신청서를 접수했다. 같은 달 21일 심의위원회 평가를 거쳐 29일 2개 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그러나 이번에 선정된 2개 업체의 대표자는 부자 관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 시의원 측에 따르면 두 업체는 대표자의 가족관계뿐 아니라 지분 보유 구조와 채무에 대한 담보 제공, 사업장 사용 관계 등에서도 연관돼 있다.
특히 아들이 대표로 있는 업체의 채무와 관련해 아버지가 운영하는 업체 측이 담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재무적으로 서로 연결돼 있는 셈이다.
인천의 자동차등록번호판 발급대행 업무는 그동안 한 업체가 45년간 맡아 사실상 독점 형태로 운영돼 왔다. 조 시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 번호판 발급대행업체의 대행수수료 수입은 2022년 44억 2900만원, 2023년 41억 2200만원, 2024년 38억 2400만원, 지난해 42억 6400만원 등 최근 4년간 총 166억 3900만원에 달했다.
인천시는 장기간 이어진 독점 구조를 깨고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이번 공모에서 2개 권역을 나눠 업체를 선정했다. 그러나 새로 선정된 두 업체의 대표가 부자 관계인 데다 재무적으로도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복수 업체를 선정해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당초 취지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 시의원은 인천시가 공모 당시 두 업체의 가족·재무적 관계를 파악했는지, 이를 알고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선정 이후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 별도의 사실관계 조사나 검증이 이뤄졌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가족이나 특수관계인의 동시 참여에 따른 공정성 논란을 막기 위해 별도의 제한이나 결격 기준을 두고 있는 만큼 인천시 역시 실질적인 독립성을 확인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조 시의원의 주장이다.
사업자 선정 절차 자체를 둘러싼 적법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번 공모는 심의위원들이 신청 업체를 평가하고 점수를 합산해 고득점 순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조 시의원은 해당 '대행자지정 심의위원회'를 설치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법 제130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심의회·위원회 등 자문기관은 법령이나 조례에 근거해 설치해야 한다. 조 시의원 측이 관련 법령과 인천시 조례·규칙·훈령·예규 등을 검토한 결과 해당 위원회의 설치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천시 각종 위원회 운영 현황과 사무전결처리규칙에도 해당 위원회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조 시의원이 시에 설치 근거를 확인한 결과 '시장 방침'이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시의원은 내부 결재 문서인 시장 방침을 근거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향후 5년간 사업자를 결정한 것이 적절했는지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시의원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자동차등록번호판 발급대행자 선정 과정에서 업체 간 실질적 독립성과 이해관계, 공정경쟁 여부가 심사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관련 조례 개정안도 마련해 발의할 예정이다.
조 시의원은 "45년간 이어진 관행이 결국 45년 독점을 만들었다"며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선정 절차를 전면 재검토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imsoyo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