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며 쓰러진 아내 두고 테니스 간 60대…2심도 징역형 집유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내를 발견하고도 방치한 채 테니스를 치러 간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5-2부(윤혜정 부장판사)는 9일 유기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64)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유기치상 혐의 중 유기죄만 유죄로 인정해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이 유지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B 씨를 발견했을 당시 이미 의식불명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즉시 신고했더라면 중상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인과관계 역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유기치상죄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1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A 씨는 2023년 5월 9일 오후 6시12분쯤 인천 강화군 자택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50대 아내 B 씨를 발견하고도 별다른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테니스를 치러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들렀다가 B 씨를 발견했다. 그는 쓰러져 있는 B 씨의 사진을 찍어 의붓딸에게 보낸 뒤 그대로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외상성 경막밑 출혈로 화장실 바닥에 쓰러져 있었으며 이후 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1심 재판부는 B 씨의 경막하출혈이 정확히 언제 발생했는지 알 수 없고 A 씨가 즉시 구조했다면 상해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유기치상죄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A 씨가 구조가 필요한 아내를 방치한 유기죄는 유죄로 인정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