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조각조각 분해된 B777…화물기로 변신해 '제2의 비행' 준비

대형 화물창 설치 등 핵심 공정 한창…10월 출고 목표

B777 기종 개조 영상.(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2026.8.6/뉴스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지금 보시는 이 자리가 원래 승객 좌석이 있던 공간입니다."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 내 화물기 개조시설. 높이 30m가 넘는 거대한 격납고 안으로 들어서자 눈앞에 B777 여객기가 압도적인 크기를 드러냈다. 고개를 꺾고 올려다봐야 할 정도로 거대한 기체는 작업 발판에 둘러싸인 채 개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항공기는 세계 최대 항공기 리스사인 에어캡(AerCap)이 소유하고 있으며, 홍콩 화물항공사 플라이메타(Flymeta)가 리스 고객사다.

내부 수백 개의 승객 좌석은 물론 선반과 천장 패널, 마감재도 모두 뜯겨나간 상태였다. 바닥에는 기존 구조물을 제거한 자리에 녹색 보강 구조물이 길게 설치돼 있었고 작업자들은 내부 개조 작업을 바쁘게 이어가고 있었다.

여객기는 정기적인 정비만 이뤄지면 계속 운항할 수 있지만, 30~40년이 지나면 정비 비용이 크게 늘어 경제성이 떨어지는 시점이 온다. 업계에서는 이때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면 다시 십수년가량 더 운항할 수 있다고 한다.

화물기 개조는 기존 항공기 정비보다 훨씬 복잡한 작업이다. 여객기 내부를 모두 철거하고 동체를 절단해 대형 화물창을 설치한 뒤 구조를 다시 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B777 기종의 화물기 개조는 이스라엘에 이어 한국이 두번째다.

초도기인 만큼 개조 작업에는 약 180일이 소요된다. 일반적으로 B777 화물기 개조 작업은 최대 120일 정도 걸리지만, 첫 기체는 기술 인력의 작업 숙련도 향상과 작업 시스템 정착 과정을 함께 거쳐야 해 기간이 더 길다.

6일 인천국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 내 IKCS 화물기 개조시설에서 보잉 B777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8.6 ⓒ 뉴스1 공항사진기자단

공사는 이번 초도기 작업을 통해 기술력과 작업 노하우를 축적한 뒤 단계적으로 역량을 확대해 2029년부터는 연간 6대 규모의 화물기 개조를 수행할 계획이다. 또 화물기로 개조한 항공기에 대한 중정비까지 함께 수행하며 안정적인 MRO 사업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항공기 개조 작업을 맡고 있는 샤프테크닉스케이 관계자는 "여객기 출입문이 있던 부분을 정밀하게 절단한 뒤 대형 화물창을 설치하는 작업"이라며 "이 공정이 화물기 개조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 동체를 절단할 때 조금만 오차가 발생해도 비행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1000분의 1 수준의 오차만 허용될 정도로 정밀하게 작업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객실 전체에 화물이 자동으로 이동하는 카고 로딩 시스템(CLS)과 조종석을 보호하는 방화벽, 각종 화재 감지·진압 장비 등이 순차적으로 설치된다. 여객기를 사실상 새 항공기로 다시 만드는 수준의 작업이다.

격납고 한쪽에는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두 번째 비행기도 대기하고 있었다. 첫 번째 항공기가 작업대를 비우면 다음 개조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개조 중인 초도기는 지난 5월 입고됐으며 공정률은 약 40%다. 샤프테크닉스케이와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합작법인 아이케이씨에스(IKCS)는 10월 출고를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자체 기술진 중심으로 개조 작업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현재 B777 화물기 개조가 가능한 곳은 한국뿐"이라며 "기술 이전이 완료되면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대형 화물기 개조 시대가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6일 인천 영종구 인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 내 IKCS 화물기 개조시설에서 보잉 B777 기종을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8.6 ⓒ 뉴스1 공항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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