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뒤 몸싸움 벌이다 동창생 숨져…30대 남성 무죄, 왜
"벤치에 목 끼인 경위 입증 부족…사고 가능성 배제 못해"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와 몸싸움을 벌이다 상대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제17형사부(재판장 조세진)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33)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11월 23일 오후 9시 18분쯤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친구 B씨(사망 당시 32세)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말다툼 끝에 B씨를 밀어 벤치와 펜스 사이에 목이 끼이게 한 뒤 몸으로 눌러 경부압박질식으로 숨지게 했다고 봤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장 블랙박스 영상에 대해 "피고인과 피해자가 몸을 밀고 당기거나 함께 넘어지는 장면은 확인된다"면서도 "피해자의 목이 벤치와 펜스 사이에 끼이게 되는 과정이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몸으로 눌러 폭행하는 장면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과 사건 현장 사이 거리가 약 22.5m로 상당히 멀고 영상 화질도 좋지 않아 검찰 주장과 같은 폭행 장면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가 스스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당시 피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7%로 상당히 술에 취한 상태였고, 부검을 진행한 법의학자도 "술에 취해 몸싸움을 하다 쓰러진 뒤 자구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벤치 모서리와 펜스 사이에 목이 눌려 질식사했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또 A씨와 B씨가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로, 피해자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은 A씨의 동생까지 챙길 정도로 가까운 관계였던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할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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