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다리 절단한 요양병원…"깁스용 석고로 착각해 버렸다"

80대 여성 환자 다리 괴사 심각해 가족 요청으로 수술
의료폐기물 표기 없이 무단배출한 자원봉사 수사 예정

이헌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이 19일 오전 연수서 소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2026.6.19/뉴스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 송도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가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0대 여성 환자의 다리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경찰이 관련자들에 대한 폐기물관리법과 의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할 예정이다.

이헌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19일 오전 연수서 소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인천 중구 소재 A요양병원 법인과 관리 책임자, 쓰레기를 배출한 자원봉사자를 폐기물관리법 위반 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발견된 인체 조직과 A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0대 여성 환자 B씨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A요양병원 관리소장은 최근 관련 언론보도를 접하고 해당 신체 조직이 B씨의 다리일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17일 오후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병원에서 쓰레기 배출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는 '다리를 깁스용 석고로 오인해 재활용 쓰레기 봉투에 담았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조사 결과 병원 측은 절단된 다리를 개별적으로 밀폐 포장하기는 했지만, 의료폐기물 표기를 하지 않았고 폐기물 담당자에게 의료폐기물이라는 사실을 별도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인체 조직은 '조직물류폐기물'에 해당하며,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에 담아 별도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관계자들이 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해당 병원 의료진은 수술실이 아닌 병실에서 B씨의 다리를 절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지난 1일 입원했는데, 입원 당시에도 다리가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고 한다. 이에 B씨의 가족이 병원에 요청해 수술이 진행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과장은 "B씨는 전에 대형병원에 입원해 있었으나, 더 이상 입원치료를 할 수 없다는 소견을 듣고 수소문 끝에 A요양병원에 입원한 것"이라며 "이미 괴사가 많이 진행된 상태라 마취가 필요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이 사안이 곧바로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과장은 "의료법을 살펴봤지만, 처벌 조항을 찾지 못했다"며 "의사협회 등 소견을 듣고 의료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요양병원은 외과의가 있는 다른 병원들과 달리 의료법상 수술실 설치 의무가 없는 의료기관이다. 또한 외과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어 수술실이 아닌 장소에서 수술이 이뤄져도 면허 범위 내 의료 행위에 해당한다. 다만 절단수술을 외과의사가 진행했는지는 경찰이 확인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2시28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는 재활용품 선별 작업 중이던 직원이 피가 묻은 붕대로 감긴 사람 다리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된 신체 부위는 무릎 아래부터 발뒤꿈치까지 길이 약 41㎝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직후 수사본부를 꾸려 유입 경로를 추적해 왔다.

한편 A요양병원은 19개 병실에 118병상을 갖춘 요양병원이다. 신경외과 전문의 1명과 외과 전문의 1명, 한의사 2명, 간호사 7명, 간호조무사 14명 등이 근무하고 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