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유충 드글드글…"박멸 불가 러브버그 '모기처럼 공존' 인정해야"
'한 쌍이 알 500개' 올 여름도 비상국면…정부, 선제 방제 작업
-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여름철 불청객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가 올해도 대량 출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러브버그로 뒤덮였던 인천 계양산은 벌써부터 유충이 드글드글해 비상 국면에 들어간 모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과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22일 계양산 정상 일대 900㎡(약 272평) 규모 구역 9곳에 BTI(Bacillus thuringiensis israelensis) 방제제를 살포했다고 28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연구진이 개발한 BTI 방제제는 살포 48시간 내 유충 살충률이 98%에 달한다"며 "유충이 산속 높고 습한 곳을 선호해 BTI 방제제를 뿌려 개체 수를 조절하는 시도"라고 말했다.
러브버그 원서식처인 중국 장시성 현지조사도 진행된다. 국립생물자원관 소속 연구관과 전문위원으로 꾸려진 조사단은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장시성으로 이동해 러브버그의 서식지를 심층 조사한 뒤 내달 3일 귀국할 예정이다.
러브버그는 1934년 중국 장수성 지방에서 처음 발견돼 신종 기재된 외래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인천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중국 산둥반도 칭다오 지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지역과의 물류 교류 과정에서 국내로 들어왔다는 게 가장 유력한 가설이다.
러브버그 유충은 보통 5월 중순쯤 번데기가 되고, 6월 말부터 성충으로 우화한다. 성충의 생애주기가 1~2주로 짧아 국내에선 6월 말에서 7월 초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가 사라진다. 현재 시기는 유충이 낙엽 아래와 습한 흙 속에 숨어 자라는 때다.
러브버그 성충은 지난 몇 년간 인천 10개 구·군, 서울 25개 구를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서 발견되며 개체 수 증가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수도권 외 지역까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여름철마다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가 됐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우리나라에 러브버그 개체수가 몇 마리냐고 묻는 것은 파리나 개미 개체수를 묻는 것과 마찬가지로 추정이 어렵다"며 "어쩌면 박멸보다는 인간과 러브버그의 공존 전략을 짜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러브버그 한 쌍이 최대 500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에서의 박멸은 불가하다는 게 생태 학자들의 중론이다. 할 수 있는 최대 조치는 방제제를 뿌려 개체 수를 조절하는 것뿐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지난해 6월 28일을 전후로 인천 계양산 정상과 등산로 일대가 검게 변할 정도로 러브버그가 창궐해 민원이 전년 대비 7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그 무렵 유튜버들이 계양산에 찾아간 영상들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튜버 감스트는 당시 계양산에 오르며 "닭똥 냄새 있지 않냐. 그 비슷한 냄새가 250배 정도 난다"며 경악한 바 있다.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올해는 러브버그와 같은 도심 대발생 곤충을 '법정 관리종'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까지 추진되고 있다.
한편,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지 않고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낙엽을 분해하고 꽃가루받이를 도와 생태계에서 유익한 역할을 한다.
다만 대량 출몰 시 건물 외벽과 차량, 보행 공간을 뒤덮어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한 쌍이 붙어있는 특유의 모습이 거부감을 키워 체감상 '재난'으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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