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설치해도 원인자 부담금 별도"…LH, 인천시에 14억 소송 패소

법원 "상수도 시설 설치는 사업시행자 의무…이중 부과 아냐"

인천지방법원 전경 ⓒ News1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천시를 상대로 제기한 14억 원대 상수도 원인자 부담금 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상수도 설치 비용과 원인자 부담금을 동시에 부담하는 건 이중 부과라는 LH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법적 근거가 다른 별개의 의무"라고 판단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행정2부(송종선 부장판사)는 LH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서부수도사업소를 상대로 낸 '상수도 원인자 부담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LH는 2018년 7월 인천의 한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 시행자로 지정됐다. 이후 2022년 5월 해당 지구의 상수도 공급 계통이 변경되자 LH는 약 16억 2000만 원을 투입해 기존 시설과 연결되는 상수도 시설을 직접 설치했다.

인천시 서부수도사업소는 지난해 3월 해당 사업으로 수도 신·증설 요인이 발생했다고 보고 시 조례를 근거로 LH에 14억 6000만 원의 상수도 원인자 부담금을 부과했다. 관련 조례는 대규모 수요를 유발하는 시설을 설치해 수도시설 확충이 필요한 경우, 그 원인을 제공한 사업시행자에게 비용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LH는 이에 대해 상수도 시설 설치 협의를 마친 시점이 2019년인 만큼, 2021년 제정된 조례를 근거로 부담금을 매긴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이미 상수도 시설을 자체 비용으로 설치했기 때문에 추가 부담금 부과는 사실상 이중 부과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수도법상 원인자 부담금은 사업이 준공돼 수돗물 사용이 현실화되는 시점에 부과 요건이 완성된다"며 "2024년 해당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이 준공됐고, 당시 시행 중이던 인천시 조례에 따라 부담금을 부과한 것은 법령 불소급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더불어 LH가 상수도 시설을 직접 설치한 것은 사업 시행자의 의무 범위에 해당해 원인자 부담금을 이중 부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또 "단지 경계선 내부 시설이나 200m 이하 연결 시설은 사업 시행자의 설치 의무 범위에 속한다"며 "이는 수도법에 따른 원인자 부담금과는 성격이 달라 직접 설치했다는 사정만으로 부담금을 납부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