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효 남동구청장 "되살린 생태하천…만수천은 원도심 회복 출발점"
[인터뷰]"재개발 속도보다 원주민 재정착이 먼저"
내년 지선 재선 도전 시사…"쓰임 있다면 맡을 것"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박종효 인천 남동구청장은 "주차장 아래 묻혀 있던 만수천을 다시 열어 주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남동구 도시혁신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민선 8기 남동구정을 이끌고 있는 박 구청장은 지난 24일 남동구청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만나 "만수천 복원은 단순한 하천 정비가 아니라 남동구가 앞으로 30년을 어떻게 살아갈지 결정하는 핵심 사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구청장은 인천 출신으로 국회의원 보좌관, 민선6기 유정복 인천시장 비서실장 등을 거치며 중앙·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한 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남동구청장에 당선됐다.
박 구청장은 민선 8기 행정의 대표 성과로 만수천 복원을 가장 먼저 꼽았다. 만수천 복원사업은 1990년대 심각한 주차난 해소를 위해 콘크리트로 덮였던 만수천을 자연 친화적으로 복원해 주민들에게 쾌적한 친수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사업구간은 소하천으로 지정된 전체 1.2㎞ 중 0.75㎞로, 사업비는 48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30년 넘게 복개돼 주차장으로 쓰이던 만수천을 다시 여는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은 '주차 대책'이었다. 그는 단계적으로 대체 주차장을 확보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설계로 증명했다고 한다.
박 구청장은 "기존 복개 구간 1.12㎞ 중 약 750m를 1단계 개방구간으로 정했고, 이미 200면 넘는 주차면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주차는 줄어들지 않도록, 하천은 열리도록 하는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만수천 복원 과정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그는 "초기 설계 과정에서 일부 국비가 이미 '복층 주차장' 용도로 배정돼 있어, 하천을 열면 그 예산이 사라질까 우려한 정치권의 반대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주차장 초입 약 200m 구간은 국비로 복층 주차장을 올리기로 돼 있었는데, 복원을 시작하면 '우리가 확보한 예산이 날아간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었다"며 "당시 인천시 도시국 담당자가 '그 구간을 제외한 750m만 먼저 열면 된다'는 해결책을 제시해 사업이 다시 속도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차난을 걱정하는 주민과 예산 손실을 우려하는 여러 이해관계가 뒤엉켰지만, 그 과정에서 더 현실적이고 완성도 높은 복원안이 만들어졌다"며 "지금의 설계안에는 그런 시행착오의 흔적이 그대로 녹아 있다"고 했다.
하천 개방 후 유지용수 확보 방안도 제시했다. 박 구청장은 "서창동 만수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재처리수 약 5만톤이 승기천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이 중 일부를 만수천 개방 구간으로 끌어오면, 건기에도 깨끗한 물이 흐르는 자연형 하천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에 대해서는 속도보다 원주민 재정착률을 강조했다. 남동구는 구월2지구 공공주택지구 개발, 만수주공아파트 재건축 등 굵직한 사업들이 추진 중이다.
박 구청장은 "재개발을 하면 겉모습은 좋아지지만, 분담금을 감당하지 못해 더 열악한 곳으로 밀려나는 원주민이 많다"며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실제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구조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월2지구에 1만6000세대가 들어서는 만큼 공공이 얻는 개발이익 일부를 원도심 주거환경 개선에 투입해 분담금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주거취약 가구의 사진을 보여주며 "남동구에도 아직 기본 주거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집이 적지 않다"며 "의식주는 기본이라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직 '주거'는 해결되지 않았다. 송도, 서울, 강남만 도시가 아니다. 남동구 구월동, 만수동, 간석동 골목 안에서도 '사람답게 사는 집'을 만드는 게 행정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통 인프라와 관련해선 제2경인선 사업을 '남동구 통합의 축'으로 규정했다. 그는 "당초 제안된 노선보다 최근 대우건설이 제시한 청학동~논현동~운연역~시흥 신천역~서울 목동역 노선이 주민에게 더 유리하다"며 "서창·도림·논현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이면 남동구 동서 간 격차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3년간의 구정 운영을 돌아보며 "구청장은 정치보다 행정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후 2~3년 차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사업'보다 '각 동 통장들이 들고 온 민원사업'을 우선했다"며 "구청장의 공약 실적보다 주민이 매일 겪는 불편을 먼저 고치는 것이 진짜 행정"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해선 재선 도전을 시사했다. 그는 "누군가는 지역을 책임져야 한다. 쓰임이 있으면 맡을 것"이라고 했다.
imsoyo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