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여행자는 못 느끼게 위험 물품만 적발"…'관문' 지키는 인천공항세관
기탁 수하물 전량 X-레이 3~5초 판독으로 선별
마약 탐지견의 활약도 "마약 찾아내면 즉시 보상"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기탁 수하물은 전량 X-레이 검색을 합니다."
한 화면당 3~5초. 짧은 순간 안에 '위험'을 골라내야 하는 곳, 인천국제공항세관 여행자 통관의 최전선인 X-레이 판독실을 19일 찾았다.
컨베이어를 타고 들어온 수하물은 곧장 X-레이 검색기를 통과하고, 화면 속 가방 이미지는 즉시 판독실 모니터로 전송된다. 판독요원들은 한 화면을 3~5초간만 훑고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기탁 수하물을 전략 X-레이 검사를 하는 공항은 인천공항밖에 없다.
공항 세관 관계자는 "이미지가 뜨면 우범 물품 여부를 판독해 의심되면 전자 태그를 붙인다"며 "의심 물품 내용은 검사관실로 전송되고, 검사관이 승객을 안내해 실제 가방을 열어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전자태그는 네 가지다. 빨간색은 총기·실탄·전자충격기 등 안보 유해 물품, 노란색은 과세 대상 고가품·마약류·불법·향정신성 의약품, 초록색은 흙 묻은 식물·과일, 주황색은 소시지·육포 등 동물 검역 대상 수화물에 붙는다. 초록·주황 태그가 붙은 가방은 곧바로 검역본부로 넘어가고, 세관은 안보·조세·마약 관련 물품에 집중한다.
최근 적발된 말레이시아발 메스암페타민 5.5㎏ 사례는 하단 손잡이 지지대 아래에 마약을 얇게 깔아 숨긴 경우였다. 세관 관계자는 "이처럼 구조물을 이용하거나, 아예 가방 전체를 마약으로 채운 '40㎏ 운반' 같은 대담한 수법도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의심해야 할 걸 다 의심해야 하기 때문에 상시 멘토링·사례 교육과 모의훈련 경진대회 등을 통해 판독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독실 밖에서는 마약 탐지견 '마를리'의 시연이 진행됐다. 7살 수컷 래브라도레트리버인 마를리는 세관 직원이 미리 훈련용 대마초 시료를 숨겨둔 가방 앞에서 멈춰 앉았다. 세관 관계자는 "이 친구들은 장난감 하나 받으려고 일한다고 보면 된다"며 "마약 냄새를 찾아내면 즉시 보상하는 방식으로 훈련한다"고 말했다.
마를리는 곧 은퇴를 앞두고 있다. 세관 관계자는 "보통 8~9살까지만 현역으로 쓰고, 퇴역견은 입양 등을 통해 끝까지 관리한다. 같이 일한 동료"라는 설명했다.
우범 수하물에서 마약 의심 물질이 나오면 수하물은 정밀검사실로 이동한다. 몸에 은닉했을 가능성이 있을 땐 동의를 받아 속옷까지 탈의한 신체검사도 이뤄진다. 한쪽에 놓인 투명 상자형 파괴검사기에서는 펜타닐 등 고위험 마약을 진공에 가까운 상태에서 개봉해 직원과 여행자를 보호한다. 이후 이온스캐너·분광기·시약 키트 등 3단계 확인을 거쳐 최종 마약 여부를 가린다.
인천공항 입국객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2019년 하루 평균 8만6000명이던 입국객은 팬데믹 땐 3600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8만7000명, 올해 10월 현재 9만1000명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난 추석에는 하루 12만 명을 넘기기도 했다.
세관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세관 단계 검사 강도가 세계 최고 수준에 속한다"며 "선량한 여행자는 세관을 거의 느끼지 못한 채 통과하고, 위험 물품만 반드시 찾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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