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돈…인천대교 '난간 설치' 기재부가 허가 안 내줬다

예산안 요구 번번이 퇴짜…조직개편에 예결위서도 난항 예상
기재부 "근거 부족해"…'다리 한 두 개 아닌데' 형펑성 문제도

인천대교 (인천시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투신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인천대교에 '안전 난간' 설치가 방치돼온 배경엔 국가 예산 편성권을 쥐고 관련 예산안 요구서마다 '퇴짜'를 놓은 기획재정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뉴스1에 "(난간 설치가) 안 됐던 이유는 그 누구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예산 편성이 어려워서였던 것"이라며 "소관 부처에서 예산안을 제출해도 재정당국에서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의원들이 '대교 안전 시설'을 위한 예산 편성을 시도해왔지만, 예결위 여야 간 협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 번번이 막혀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대교는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가 민자 SOC 사업으로 건설을 추진해 2009년 완공한 국가 기간교통망이다. 소유권은 국토부에 있으며, 유지·관리만 인천대교가 한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지자체나 사업주 입장에서 대응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정당국인 기재부는 이미 건설된 민자도로에 국비를 투입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국가 기간교통망에 난간을 설치해야 한다'는 법적 규정도 없으며, '다리가 한 두 개도 아닌데 인천대교만 왜 짓느냐'는 형평성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기재부는 안전 난간이 국비를 들여 만들 필수시설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소관 부처 입장에선 예산을 따내기 쉽지 않은 대목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토부가 최근 80억 원을 들여 인천대교 주탑 일대 양방향 7∼8㎞ 구간에 2.5m 높이로 안전 난간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비용 분담은 인천대교 운영사, 인천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기획재정위, 기재부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는 한 국비로 재원을 마련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정부 조직개편안이 통과되며 기재부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하는 준비가 내년 초까지 이뤄질 예정이어서 후반기 예결위에서 다뤄지기도 녹록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인천대교 안전 난간 예산은 11월 예결위에서도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국토부가 80억 원 예산을 마련하는 과정도 도돌이표가 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