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인선 대심도터널 '백지화'…오락가락 행정에 주민들만 '피해'

"대심도터널 하라" 행정처분 내리고 돌연 "사업성 없어"

황효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이 2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용현ㆍ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대심도 터널 타당성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인천시 제공)2025.1.28/뉴스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시가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대심도 터널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방음터널을 건설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은 2년여 만에 사업시행자가 당초 제시한 방향대로 추진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

2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가 한국도로학회에 의뢰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대도심 터널 사업 타당성 검토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0.17으로 나왔다. 통상 B/C값이 1 이상이어야 사업성이 있는 것인데, 해당 사업은 사업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온 것이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은 지난 2009년 최초 구역 지정 이후 2020년 부지 조성 공사가 시작됐다. 이어 작년 3월 공동주택 첫 입주를 시작으로 약 1만 3000여 세대 규모의 미니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제2경인고속도로가 사업 구역을 가로지르는 입지 특성상 소음 대책 관련 논란이 지속 제기돼 왔다.

사업 시행자인 디씨알이(DCRE)는 방음터널을 설치해 제2경인고속도로 소음을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인천시는 1조56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고속도로 지하화 또는 대심도터널을 건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디씨알이는 해당 구간이 연약지반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지하화가 어려운데다, 막대한 사업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맞섰다. 디씨알이와의 갈등이 좁혀지지 않자 인천시는 '행정처분'을 강행했다. 2022년 5월 12일 도시개발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 사전통지를 시작으로 디씨알이에 대한 청문회 개최와 행정처분 절차가 진행됐다.

이 당시 공사 중지 또는 실시계획인가 취소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경우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공사가 멈추지는 않았지만, 분양이 지연되면서 입주민들의 피해가 이어졌다. 결국 디씨알이는 인천시의 행정처분을 수용, 단기계획으로 방음터널을 설치하고 장기적으로 대심도터널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런데 인천시는 2년이 지난 현 시점에 돌연 '대심도터널이 경제성·실효성이 낮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가장 큰 이유로 사업비를 들었다. 국토부가 해당 구간의 교통량을 고려할 때 확장 또는 지하화할 이유가 없어 대심도 터널 건설비(1조5600억 원) 국비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철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은 최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한 논란을 끝내고자 한다"며 "해당 사업 구간은 연약 지반이어서 지하화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고, 1조5600억~1조8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사업자에게 모두 부담하라고 하기에도 곤란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디씨알이의 공공기여(2000억 원)를 통해 인천뮤지엄파크 인근 복합문화 커뮤니티를 건립하고, 지역 숙원인 미추홀구청 신청사 건립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시의 이같은 발표에도 지역 주민들의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조병화 시티오씨엘 4단지 입주자예정협의회장은 "시의 행정으로 피해를 본 것은 사업자도 아니고 바로 입주 예정자다"며 "사업이 2년간 정상궤도를 찾지 못하면서 주거지 인근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게 됐다. 시가 받기로 한 공공기여금을 미추홀구 신청사에 투입한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