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매립지 돌려 달라"…60년대 당시 노역자들 '호소'

"정부, 매립시 토지 9900㎡ 배분 약속 안지켜"

청라매립지 노역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News1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인천 청라매립지를 실질적으로 매립했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이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청라매립지 노역자들로 구성된 보상대책위원회는 2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3년 전 정부로부터 청라매립지의 매립이 끝나면 토지를 배분 받기로 하고 7년간 공사에 참여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아직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964년 정부의 자조근로사업에 참여해 인천 율도-장금도-문첨도-청라도-일도-장도-경서동까지 9366m에 이르는 둑 막이 공사를 했으며 여의도 면적(290만㎡) 4.5배에 달하는 1296만㎡를 매립했다.

자조근로사업은 1960년대 미국의 원조를 받아 난민들을 정착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실시됐으며 사업에 참여한 노역자들은 밀가루 등 생필품을 지급 받았다.

대책위는 “당시 이 사업에 참여한 사람은 2000여명에 달했고 인천 북구청(현 서구청)은 이들에게 1인당 9900㎡의 토지를 배분하기로 약속했다”며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은 북구청의 약속을 믿고 배를 곪아가며 일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후 여러 번 사업주체가 바뀌면서 정부가 약속한 토지를 받지 못했다는 게 대책위의 주장이다.

이에 대책위는 지난 2007년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에서 모두 패소했으며 최근 대법원도 기각했다.

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은 판결에서 “이들이 청라매립지 매립공사에 참여한 사정은 엿보이나 그 공사에 참여한 노역자들이 누구인지, 참여 기간 등을 알 수 없다”며 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매립공사에 참여한 사실은 인정하나 참여한 노역자들의 명부, 계약서 등이 없어 증명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책위가 2000여명의 노역자 명단이 적힌 명부 사본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인정 하지 않았다.

대책위는 “1971년 한 고위직의 지시로 당시 사업 총무를 맡았던 A씨가 명부를 불태워 원본은 현재 없는 상태”라며 “A씨의 증언을 토대로 다른 증거를 채집,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억울한 노역자들의 사정을 고려해 약속한 땅을 배분해 달라”고 덧붙였다.

당시 2000여명이던 노역자들은 세상을 떠났거나 소식이 끊겨 현재 590여명만이 소재 파악이 되고 있다. 이들이 참여한 매립지를 포함, 청라 일대는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청라국제도시가 탄생한 배경이 됐다.

inam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