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빙상부 파행 마침표 찍나?

김정주 화성시의회 복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빙상부가 당초 목표와는 달리 탈선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시의 위상과 선수의 기량을 위한 빙상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빙상부 관련 세부항목 및 규칙제정과 코치진을 전면 교체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모든 것이 원상복구가 이뤄졌을 때 화성시청 빙상부는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빙상부 운영 중단을 집행부에 주문했다.

현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를 영입하며 야심차게 출발한 화성시청 빙상부가 중단 사태까지 이르게 된 일련의 과정들을 정리했다.

◇빙상부 창단초기부터 ‘빨간불’

지난해 10월 화성시는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박승희 선수를 영입하며 1감독 1선수 체제의 빙상부를 창단했다.

이후 시는 이듬해 1월 남자 선수 1명을 더 영입하며 빙상부 발전에 새로운 도약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화성시청 빙상부는 창단초기부터 감독과 선수 측 간에 불신의 골이 깊어지면서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창단 전 박승희 선수는 화성시청 빙상부 A감독에게 자신과 10년 넘게 호흡을 같이 해 온 계민정 선수(전 전북도청 빙상부)와 화성시청 빙상부 입단을 함께 하기를 원했다.

A감독은 박 선수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이후 계민정 선수는 전북도청을 등지고 화성으로 올라오게 됐다.

현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박승희 선수의 경우 당시 타 지역에서도 러브 콜이 쇄도했던 만큼 A감독이 박 선수의 제의를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빙상부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수상한 선수 입단계약 ‘말썽’

하지만 이후 박 선수와 그녀의 부모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화성시청 빙상부에서 계민정 선수가 제외되고, 박승희 선수 1명만 계약을 체결한다는 시의 통보를 받으면서다.

더욱이 놀란 사실은 박 선수의 도장을 준 사실도 없는 데 박 선수의 도장이 화성시청 빙상부 선수입단 계약서에 버젓이 찍혀 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 선수의 부모는 채인석 화성시장을 만나 항의를 했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A감독과 박승희 선수 간에 약속사실을 알 리가 없는 집행부는 박 선수 부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빙상부에서 제외된 계민정 선수는 직장도 잃고 떠돌이 훈련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돼 버렸다.

결국 A감독이 박승희 선수와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다.

◇그칠 줄 모르는 감독의 부도덕한 행위  

A감독의 부도덕한 행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A감독은 창단 이후 자신이 지도해야할 박승희 선수와 올해 초 입단한 김선진 선수를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전재목 코치에게 훈련 지도를 대신 담당케 했다.

전재목 코치는 2년 전 승부조작 사건으로 대한빙상연맹으로부터 영구 제명된 인물로 A씨하고는 과거 선수시절부터 알고지낸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스케이트 수입업체에서 선수들에게 후원한 스케이트날 3개(개당 60여만원)를 가져가는 등 A감독의 부도덕한 행위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심지어 스케이트를 신고 빙상장에 들어온 A감독의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선수부모도 있다.

◇화성시청 빙상부 새롭게 도약하나?

결국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화성시의회는 17일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를 벌이게 됐고, A감독은 조사 전날 16일 초고속 사표수리가 되면서 화성시청 빙상부를 떠나게 됐다.

화성시의회 복지경제위원회는 그동안 잘못 운영돼 온 화성시청 빙상부에 대한 문제점이 바로잡힐 때까지 빙상부 운영중지 명령을 내렸다.

화성시 체육관광과는 현재 빙상부 세부항목과 규칙 등을 마련하고, 새로운 코치진을 영입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l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