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모형물서 초등생 추락…법원 "검사대상 아니어도 안전책임"
1m 넘고 경사 가팔랐지만 낙상 경고 없어…안전관리도 미흡
보호자 관리 소홀 등 고려해 운영자 책임 40%로 제한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경기 수원의 한 쇼핑몰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검사인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시설물을 이용하던 초등학생이 추락해 다친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시설 운영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검사인증 대상이 아닌 시설물이더라도 구조상 사고 위험이 있다면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는 취지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14단독 이도경 판사는 시설 운영자 A씨가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본소와 피해 학생 측이 제기한 손해배상 반소에서 A씨가 초등학생 B군에게 1003만9559원, B군의 어머니 C씨에게 25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해당 금액에는 사고 발생일인 2023년 4월 2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6년 7월 8일까지 연 5%, 다음 날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붙는다.
B군은 2023년 4월 2일 오후 4시쯤 어머니와 함께 수원의 한 쇼핑몰 2층 어린이 놀이시설을 찾았다.
이곳에 설치된 야구모자 모양 시설물에 올라가 이용하던 B군은 바닥으로 떨어져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고 핀고정술 등의 치료를 받았다.
사고가 난 야구모자 모양 시설물은 같은 놀이공간에 있던 폐쇄형 놀이기구와 달리 검사인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사인증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운영자의 안전관리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해당 시설물은 상단부에서 바닥으로 향하는 경사가 가파르고 높이도 1m 이상이어서 어린이가 위쪽에 올라갈 경우 낙상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놀이시설의 이용연령은 7세 이하로 제한돼 있었지만 무료 개방형 시설인 탓에 실제 이용 어린이들의 연령 통제도 엄격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B군 역시 별다른 제지 없이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유아가 아닌 어린이도 시설물 상단부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었지만 낙상 위험을 알리는 별도의 주의·경고문이 설치되지 않았던 점도 지적했다.
현장 안전관리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봤다. 안전관리자로 등록된 직원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있었고 다른 직원들은 놀이시설과 함께 운영되던 카페에서 음료를 만들고 판매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해 안전관리자의 공백을 충분히 대신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시설물의 설치·보존상 하자가 사고 발생의 공동 원인이 됐다며 A씨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시설 입구에 초등학생의 이용을 자제하도록 하고 보호자가 반드시 동반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전수칙이 게시돼 있었던 점도 고려했다.
또 사고 당시 B군에 대한 보호자의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해 A씨의 책임을 전체 손해의 40%로 제한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7월 8일 선고됐으며 수원지법이 지난 18일 주요 판결로 공개했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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