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 3차례 수색에도 시신 못 찾은 소방 지휘관 '불문경고'

시흥 비닐하우스 화재 수색 소방관 2명 경고·3명 주의 처분
소방 철수 후 가족 실종 신고 17시간 만에 '시신 발견'

화재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1/뉴스1

(경기=뉴스1) 김기현 기자 = 화재 현장에서 세 차례 인명 수색을 벌이고도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현장 지휘 소방관에게 정식 징계보다 한 단계 낮은 '불문경고' 처분이, 수색에 참여한 소방관 5명에게도 경고·주의 처분이 내려졌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시흥시 대야동 한 주말농장용 비닐하우스 화재 당시 인명 수색 과정 전반을 감찰해 현장지휘단장이었던 시흥소방서 소속 소방관 A 씨에게 불문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문경고는 징계위원회를 거쳐 내려지는 행정상 처분이다. 정식 징계인 견책보다는 낮지만 일반적인 경고·주의보다 무거운 조치다. 처분 기록은 1년간 유지되며 이 기간 정부 포상·표창 대상에서 제외되고 근무성적평정이나 성과상여금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A 씨와 함께 수색에 투입됐던 소방관 5명 중 2명은 경고, 3명은 주의 처분을 받았다. 소방 당국은 이들이 화재 현장의 사각지대까지 면밀하게 살피는 등 정밀한 인명 수색을 하지 않아 시신을 신속하게 발견·수습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A 씨에 대해서는 현장 지휘·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불은 지난 6월 27일 오후 10시 5분께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장비 19대와 인력 51명을 투입해 약 40분 만인 오후 10시 49분께 화재를 진압했다.

소방 당국은 같은 날 오후 10시 35분께부터 세 차례에 걸쳐 현장 인명 검색을 진행했으나 인명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철수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께부터 약 1시간 동안 현장 감식을 벌인 경찰 과학수사대 역시 인명 피해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튿날 오전 형사들이 다시 현장을 확인했을 때도 별다른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상황이 뒤집혔다. 오후 2시 15분께 60대 농장 관리자 B 씨 딸이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접수하면서 경찰이 B 씨 휴대전화 위치값을 토대로 화재 현장을 다시 수색했고, 오후 4시 20분께 비닐하우스 내부 주거용 컨테이너에서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소방 당국이 인명 피해가 없다고 판단한 지 약 17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소방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달 25일 화재 현장 인명 탐색 강화 대책을 마련해 일선 소방서와 관련 부서에 배포했다. 해당 대책에는 주거 취약시설에 대한 사전 정보 조사·등록과 현장지휘관 교육 과정에서 인명 탐색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