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비상' 한 달 만에 불거진 추미애 지사 12억 관사 논란

직원·시군엔 '고통 분담' 요구…도청 안팎서 '내로남불' 지적

추미애 경기도지사. ⓒ 뉴스1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세출 구조조정에 나선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도 예산으로 계약한 12억 원대 전세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가 직원들에게 각종 경비와 복지예산 감축 등 고통 분담을 요구한 데 이어 시·군에 대한 도비 지원 조정까지 추진하는 상황에서 도청 내부에서는 관사 사용의 적절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6월 도청 인근에 있는 156㎡(47평) 규모의 아파트를 도지사 관사 용도로 전세보증금 12억 2000만 원에 계약했다. 추 지사는 지난 7월 취임 이후 이곳을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달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이 시간부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재정 위기 대응책으로 도지사와 고위공직자의 각종 업무 경비 감액을 비롯해 낭비성 예산의 편성·집행 중단, 공직 조직의 체질 개선, 세입 구조 정상화 등을 제시했다.

도는 이후 5465억 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각 부서에는 내년도 본예산을 올해보다 줄여 편성하도록 주문하는 등 강도 높은 긴축 기조도 이어가고 있다.

직원 관련 예산과 일정도 조정됐다. 전국공무원체육대회 참가비 등 일부 직원 복지예산이 삭감됐으며 하반기 정기인사는 조직 개편 등을 이유로 내년 1월로 미뤄졌다.

긴축 기조는 일선 시·군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도는 지난 3일 31개 시·군 부단체장과 '2027년 본예산 편성 관련 영상회의'를 열고 내년도 시·군 보조사업 가운데 도비 비중이 30%를 넘는 사업에 기준보조율 30%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고보조사업 가운데 도의 의무 부담 근거가 없는 사업에 대해서도 도비 지원을 단계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존 40~50% 수준의 도비 지원을 받던 일부 사업은 지원 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 도비가 줄어들 경우 시·군이 부족한 재원을 자체 부담하거나 사업 규모를 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도는 일괄적인 지원 중단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시·군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보조율과 적용 방안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의회와 일부 시·군에서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재정 여건이 열악한 시·군에 부담이 집중될 경우 복지와 생활 밀착형 사업 등 민생 분야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추 지사의 관사 사용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도청 내부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도청 직원 익명게시판 '와글와글'에는 재정 위기 극복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예산 절감과 고통 분담을 요구하면서 도지사가 12억 원대 전세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취지의 글들이 올라왔다.

김동연 전 지사가 도지사 재임 당시 자비로 전세 거주지를 마련했던 것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도정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도청과 가까운 곳에 관사를 마련한 것"이라며 "관련 규정에 따라 계약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