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만나는 선선한 9월 '비움'의 시간

경기관광공사, '잣향기푸른숲' 등 가을쉼터 4곳 소개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선선한 바람과 함께 사색에 잠기기 좋은 9월, 경기도에는 멀리 떠나지 않아도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자리한다.

도심 속 고즈넉한 한옥에서부터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까지 비움의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천천히 걷고 바라보며 일상의 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결은 새로워진다.

경기관광공사가 몸과 마음에 잠시 쉼표가 필요한 날, 복잡한 일상을 비워내고 온전한 평온으로 채우기 좋은 경기도의 비움 여행지 4곳을 소개한다.

수원화성 성곽 아래서 느리게 보내는 하룻밤, 수원 남수헌.(경기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수원화성 성곽 아래서 느리게 보내는 하룻밤, 수원 남수헌

수원화성 성곽 안쪽 남수동 골목길, 검은 기와와 단정한 담장이 이어지는 고즈넉한 한옥 공간이 자리한다. 지난달 정식 운영을 시작한 '남수헌(南水軒)'은 전통 한옥의 단아한 미학에 현대적인 편의를 더한 한옥 체험형 복합문화공간이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골목을 사이에 두고 안채, 사랑채, 별당채가 정갈하게 펼쳐져 마치 작은 한옥마을에 들어선 듯한 풍경을 선사한다. 중정을 품은 마당과 나무 한 그루, 처마 밑으로 스며드는 햇살이 어우러져 한옥 특유의 고요하고 단정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총 12개의 한옥 객실은 객실 유형에 따라 다실과 마당을 갖추고 있으며, 일부 객실에서는 프라이빗 온탕도 즐길 수 있다. 1층에는 갤러리카페 '오스수원'과 한옥 라이브러리가 마련돼 숙박객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다. 전시와 차, 책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수원화성 성곽길을 걷다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오래된 숲의 시간에 머물다, 포천 국립수목원.(경기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오래된 숲의 시간에 머물다, 포천 국립수목원

광릉숲 중심부에 위치한 포천 국립수목원은 550여 년의 세월 동안 자연 그대로 보전돼 온 생태계의 보고다. 1468년 조선 세조의 능림으로 지정된 이래 철저히 보호받아 온 온대 북부지역의 대표적인 천연림으로,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수목원 내부에는 산림박물관, 산림생물표본관,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등 전문 연구·전시 시설과 함께 다채로운 생태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특히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솟은 '전나무 숲길'과 고요한 물결이 드리운 '육림호' 산책로는 울창한 숲의 정취를 만끽하며 천천히 걸어보기에 좋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싱그러운 숲의 향기를 느끼며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잣나무숲에서 깊게 숨 쉬는 하루, 가평 잣향기푸른숲.(경기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잣나무숲에서 깊게 숨 쉬는 하루, 가평 잣향기푸른숲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자리한 가평 잣향기푸른숲은 울창한 잣나무 숲길을 걸으며 자연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산림치유 공간이다.

수령 80년 이상의 잣나무림이 국내 최대 규모로 분포하고 있어 숲에 들어서는 순간 하늘 높이 곧게 뻗은 푸른 나무들이 웅장한 풍경을 연출한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싱그러운 숲의 향기를 느끼며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완만한 경사의 무장애 나눔길을 비롯해 다양한 숲길이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숲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평상과 벤치 등 쉼터가 마련돼 있어 걷다가 잠시 쉬어가며 바람 소리와 새소리 등 숲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기 좋다.

또한 숲체험과 산림치유 프로그램, 목공체험 등 다양한 산림복지 프로그램이 운영돼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픈 기억을 지나 평화를 생각하다,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 .(경기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아픈 기억을 지나 평화를 생각하다,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은 반세기 넘게 미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던 매향리의 역사를 기록하고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역사·문화 공간이다.

1950년대 쿠니사격장이 들어선 이후 주민들은 오랜 시간 폭격의 굉음과 불발탄의 위험 속에서 살아야 했으며, 주민들의 노력 끝에 2005년 사격장이 폐쇄됐다.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기념관은 붉은 벽돌과 자연광이 어우러진 차분한 공간으로,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에서 쿠니사격장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 평화를 되찾기 위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옛 쿠니사격장 존치건축물에도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

관람 후에는 인접한 매향리평화생태공원까지 함께 둘러보며 과거의 아픔을 딛고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난 매향리의 변화를 만나보는 것도 좋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