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살해 후 고속도로 유기한 20대…항소심서 '계획 범행' 부인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한 달가량 교제한 여자친구를 목졸라 살해한 후 고속도로에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20대 남성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여전히 '계획 범행'을 부인했다.
28일 수원고법 제1형사부(고법판사 신현일)는 강도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26)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고 이날 변론을 종결했다.
앞서 원심은 A 씨에게 검찰의 구형량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이에 대해 A 씨가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면서 이날 재판이 열렸다.
A 씨측은 '계획 살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재판부에 범행 당시 CCTV 영상을 법정에서 재생해 줄 것을 요청했다.
A 씨 변호인은 "(영상에서 보는 것처럼) 장소가 굉장히 가로등이 밝고 주택가에 주민들이 꽤 지나다니는 곳"이라며 계획 범행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진 피고인 신문에서 A 씨는 "돈을 뺏을 목적이 아니었는데 피해자를 왜 살해했냐"는 변호인 질문에 "피해자를 때렸는데 너무 격하게 저항하니 저도 모르게 욱해서 목을 눌렀다"고 진술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밝은 곳을 범행 장소로 삼는 것은 경험칙상 납득이 어렵다"며 "피해자가 이곳에 차를 세우라고 해서 세운 것인데 범행 장소로 선택해 살해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해에 대한 부분은 뉘우치고 있다"며 "그러나 계획 살인이냐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로, 피고인으로서는 지은 죄를 합당하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A 씨도 "그 당시에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무섭고 슬프고 고통스러웠다"며 "피해자에게 속죄하고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 어떠한 벌이라도 달갑게 받겠다"고 최후진술을 마쳤다.
앞서 검사는 "피고인은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계획 살인이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1심에서 판단 받은 바와 같이 피고인의 주장은 인정될 수 없다"며 "계획적, 고의적 범행이 맞다.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말했다.
A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재판은 9월 3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A 씨는 2025년 12월28일 오후 9시40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주택가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하고 동승한 여자친구 B 씨를 주먹 등으로 수차례 폭행한 후,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4년부터 1억 원 이상 불법 온라인도박 빚이 있었고 금융기관의 채무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 여자친구 B 씨를 만났는데 B 씨 계좌에 4300여 만원 현금을 보유했다는 것을 인지한 후, 돈을 가로채야겠다는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
B 씨를 살해한 A 씨는 B 씨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려고 했지만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실패했고, 또 B 씨 명의로 대출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받아 결국 아무런 돈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살해 몇 시간 뒤인 29일 오전 1시께는 경기 포천시 소홀읍 일대 고속도로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넘어 나무들로 우거진 곳에 들어가 B 씨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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