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민원으로 센터장 사퇴 압박, '직내괴'"…임직원은 "보복성 중징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서 센터장-임직원 간 갈등
'3명 해고·2명 정직' 중징계에 "노무법인 조사도 편파적"

뉴스1 DB.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정규직 임직원들과 임기제 센터장이 서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진정을 제기하는 등 센터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갈등은 결국 조사·감사에 이어 임직원 무더기 징계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센터장이 괴롭힘을 당했다는 판단인데, 통상의 수직적 권력관계가 아닌 정규직이라는 지위와 수적 우위를 이용한 괴롭힘이 인정된 사례라 주목된다. 다만, 임직원들은 징계 절차를 다루는 인사위원회에서 센터장 측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하며 징계 취소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라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3월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 경기도자원봉사센터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이 잇따라 접수됐다.

A 센터장이 센터 임직원 8명을 상대로 낸 진정과 B 씨 등 임직원 2명이 A 센터장을 상대로 낸 진정이었다. 양측은 서로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했다.

A 센터장은 임직원들이 자신을 센터에서 내몰기 위해 사퇴를 압박하는 등 집단 괴롭힘을 했다고 호소했다. 임직원들은 센터장이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했다고 맞섰다.

내부 갈등이 심각해지자 센터 측은 고용 당국의 시정 지도에 따라 지난 5월 외부 노무법인에 조사를 의뢰했다.

노무법인은 B 씨 등이 제기한 진정과 관련, "센터장의 업무 지시와 사실관계 확인 요구 등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벗어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 센터장이 제기한 진정에 대해서는 "임직원 8명의 일부 행위가 관계의 우위를 이용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A 센터장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본 것이다.

노동청은 해당 조사 결과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지난달 초 양측의 진정을 '행정 종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외부 노무법인이 A 센터장의 진정에 대해 내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뒤집을 별도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센터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B 씨 등 임직원 8명은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된 3명은 해고됐고, 2명은 정직, 3명은 감봉 처분을 받았다. 직장 내 괴롭힘 사안을 포함해 집단행위, 복무, 조직 질서, 비밀 유지 등 준수해야 할 제반 사항을 반영한 결과였다.

통상 직장 내 괴롭힘은 '수직적 권력관계(상급자→하급자)'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안은 이례적이다.

센터장은 해당 임직원들의 상급자다. 하지만 다수의 장기근속 정규직 임직원들이 임기제 센터장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행동했다면 실질적인 관계에서는 임직원 집단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사례로 남게 됐다.

경기도자원봉사센터의 봉사단체 공모사업으로 진행된 '2024 김장지원사업 단체모집' 포스터.
행감 '지적사항' 경위서 작성 두고 갈등…부당해고·징계 취소 구제 신청

A 센터장과 임직원 간 갈등은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경위서 작성을 놓고 불거졌다. 센터는 2023~2025년 봉사단체를 대상으로 공모사업을 진행하면서 신천지 관련 봉사단체 여러 곳에 보조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 중 일부 지원 사례가 지난해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원 과정에서 종교적 중립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센터장은 보조금 지원에 관여한 임직원에게 두 차례 경위서 작성을 지시했다. B 씨 등은 이를 '갑질'로 받아들였다. 이후 양측의 갈등은 더욱 커졌다.

이후 B 씨 등 임직원 8명은 단체대화방에서 센터장을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로 신고하기 위한 방법을 상의했다. 대화방에서는 센터장과 관련한 갑질 증거 수집과 언론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을 조사한 외부 노무법인은 "B 씨 등은 공모해 A 센터장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갑질로 왜곡하고, 신고 내용 및 방법을 구체적으로 모의했다"고 밝혔다. 또 "B 씨 등은 다른 직원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등 A 센터장을 센터에서 몰아내기 위한 일련의 행위를 조직적으로 행했다"고 덧붙였다.

해고·정직된 임직원 5명은 이번 징계가 '보복성 처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B 씨는 "봉사단체 지원 역시 센터장이 승인했던 사안인데 이후 사소한 문제까지 경위서 작성을 요구받았고, 폭언과 모욕적인 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외부 노무법인의 조사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B 씨는 "노무법인 선정 과정부터 형평성에 문제가 있었고, 조사 결과보고서도 센터장 측에만 공개됐다"며 "조사 자체가 편파적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징계 절차 역시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B 씨는 "노동청의 행정종결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인사위원회가 열려 징계가 결정됐고, 노사위원회 협의 없이 인사위원을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늘렸다"며 "추가된 인사위원들이 센터장 측 인사였고 징계 결정 당시 인사위원장도 새로 섭외된 사람이 맡았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진술과 방어권도 보장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B 씨 등은 최근 전국 자원봉사센터 직원 등을 대상으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공정 심리'를 촉구하는 탄원서 서명을 받고 있다. 아울러 다음 주 중 지노위에 부당해고 및 징계 취소 구제신청에 나설 방침이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