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공장 화재, 주민도 뜬눈 밤샘…"인명·농작물 걱정에 조마조마"
화재 공장-토진1리 약 680m 거리…"다행히 큰 피해 없었다"
국가소방동원령 장비 102대 동원…투입 대원 연소저지 주력
- 유재규 기자
(평택=뉴스1) 유재규 기자 = "큰 불이 났는데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뜬눈으로 밤새 보냈죠."
약 9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힌 경기 평택시 위험물 보관창고(특수물류센터) PJK평택1센터 주변은 여전히 검은 연기가 자욱하다.
11일 오전 10시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 소재 PJK평택1센터 일부 동은 앙상한 골조만 남겨둔 채 모조리 전소된 상태였다.
현장에 동원된 포클레인이 잔해 더미를 들어 올리면 소방대원은 그 아래로 물을 뿌려 남은 불길을 잡거나 그대로 자연소각 되게 두는 방식으로 진화 작업이 이뤄졌다.
타 시도에서 차량 등을 지원하는 국가소방동원령으로 한때 지휘차 등 장비 102대, 인력 255명이 투입됐지만 초진 이후인 오전 10시부터 장비와 인력은 소수만 남겨두고 대부분 철수한 상황이었다.
인명피해는 없지만 이 불로 새벽부터 뜬 눈을 지샌 사람들이 있다.
PJK평택1센터 반경으로 약 680m 거리에 위치한 토진1리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밤새안녕'을 물으며 간밤에 타오른 화재로 이야기를 나눴다.
토진1리는 약 60세대, 22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소규모 마을이다. 토진1리마을회관에서 만난 부이장 견학수 씨(70)는 이 마을의 평균 연령이 68.3세라고 전했다.
토진리 토박이인 견 씨는 "오전 3~4시에 일어나 집에서 화재 현장을 바라보며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다"며 "인명피해는 물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산(토지, 농작물)도 걱정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다행히도 바람이 서쪽으로 안불어서 마을과 재산에 해는 없었다. 또 소방수로 흘러든 물이 오염되지 않게 수로도 일찌감치 폐쇄해 여러모로 큰 피해는 안봤다"고 덧붙였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PJK평택1센터의 보관 물질이 제4류 위험물이 보관된 물류센터라는 점이 주민들을 더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견 씨는 "5년 전에 건립할 때 '어떤 목적의 공장이냐' '물류창고의 보관 품목은 무엇이냐' 등으로 지자체에 물어봤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개인정보라고 알려줄 수 없다' 뿐이었다"며 "만약 이를 제대로 알려줬다면 화재로 인한 불안한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주민도 "공장과 지역 주민은 상생관계에 있어야 한다. 이번뿐만 아니라 공장단지 인근에 화재가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0시3분께 발생한 화재에 신속 진압을 위해 오전 1시32분께 대응 1단계를, 오전 2시40분께 대응 2단계를 각각 상향해 조치해 대응했다.
PJK평택1센터 반경 100m로 다른 공장이 밀집해 있는 점과 PJK평택1센터 내 보관 물질이 191만ℓ까지 보관할 수 있는 제4류 위험물 등 인화성 액체라는 점 등에 연소확대 우려는 커졌다.
이에 오전 3시39분께 소방청장의 발령으로 충남·세종·충북·대전 등에서 지원된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내려졌다.
소방당국은 타시도에서 지원된 차량을 더해 총 장비 102대, 인원 255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소방대원들은 인접 창고와 주변 시설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것에 주력했다.
'방어작전' 끝에 소방대원은 공장 2개동까지 번진 불길을 제압했다. 총 5개 동 중 3개 동은 불길 확산을 막은 것이다.
발령했던 대응 단계도 2단계에서 1단계, 해제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초진은 오전 9시8분께 이뤄졌다.
화재 진압과 함게 지자체와 환경오염 통제팀을 구성해 소방용수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방재작업도 병행했다.
현장에 있던 한 소방대원은 "완진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완진하는 대로 구체적인 화재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 위험물질의 보관 현황도 살펴볼 방침이다. 당초 191만ℓ, 163만ℓ 등 위험물이 보관됐다고 알려졌으나 이는 보관이 아닌 보관 허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홍장표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대량의 위험물이 저장된 상황에서 불이 인접 시설로 번질 경우, 피해가 크게 확대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며 "현장 대원들이 밤새 방어선을 지켜낸 끝에 인명피해 없이 인접 시설로의 연소확대를 막아냈다"고 말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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