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일 금지" 드론 띄워 경고…"폐사보단 낫다" 양식 물고기 방류(종합)
온열질환자 급증·가축 집단 폐사 비상…'폭염+가뭄' 복합 재난 전국 강타
저수율 평년 절반 아래, 공업용수 재활용…제설차·소방차 동원 열 식히기
- 유재규 기자
(전국=뉴스1) 유재규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전국을 덮치면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늘고 가축·양식어류 폐사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가뭄까지 겹쳐 농업·생활용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산업계도 공업용수 관리에 들어가는 등 피해가 사람의 생명과 일상을 넘어 농축수산업과 제조업 현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방정부들은 드론으로 야외 작업 중단을 안내하고 양식어류를 긴급 방류하는 한편 제설차와 산불 진화차까지 투입해 피해를 줄이기 위한 비상 대응에 나섰다.
5일 기상청과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낮 최고기온은 30~38도로 예보됐다.
경기와 일부 전라권에서는 기온이 39도 이상, 최고체감온도는 38도 이상 치솟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도시별 낮 최고기온은 인천·전주 38도, 춘천·대전·광주 37도, 청주·대구 36도, 부산·울산·제주 33도, 강릉 31도다.
5일 세종시는 농업인의 온열질환을 막기 위해 '폭염 대응 드론팀'을 농업 현장에 투입했다. 드론 자격을 보유한 청년자율방재단원 11명이 농촌 지역을 돌며 야외 작업자를 살피고 있다.
드론 카메라에 논밭이나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이 포착되면 안내 방송을 통해 작업을 멈추고 실내로 이동해 휴식하도록 안내했다.
바다에서는 고수온에 따른 양식어류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한 긴급 방류를 추진한다.
충남 보령시는 가두리양식장에서 기르는 조피볼락 16만여 마리를 바다에 긴급 방류하기로 했다. 수온이 더 오르면 양식어류가 무더기로 폐사할 수 있다고 보고 피해가 커지기 전에 방류하는 것이다.
포항에서는 양식장 6곳에서 강도다리 치어 6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경북 전체 피해 규모도 1만2000여 마리로 늘었다.
포항지역 43개 육상양식장에서는 강도다리와 넙치 1200만여 마리를 기르고 있어 고수온이 이어지면 피해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축산농가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지난 3일까지 돼지 5724마리와 가금류 3만3894마리 등 가축 3만9618마리가 폐사했다. 충남도는 피해가 빠르게 늘자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했다.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부족도 현실화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이날 김해·진주·함안의 농업가뭄 단계가 '경계'로 격상됐다. 이에 따라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11곳이 농업가뭄 경계 단계에 들어갔다.
경남지역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7.9%로 평년 71.3%의 절반 수준이다. 가뭄이 가장 심한 밀양지역 저수율은 28.6%로 평년 74.3%의 38.5% 수준까지 떨어졌다.
밀양·창녕·양산에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밀양댐에도 가뭄 '경계' 단계가 발령됐다. 용수 공급량이 줄면서 밀양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용수를 열흘에 한 번만 공급하고 있다.
산청에서는 생활용수마저 부족해졌다. 폭염으로 물 사용량이 정수시설 처리 용량의 120%를 넘어서자 신안·생비량·신등면 49개 마을에 지난 4일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가뭄이 계속되면 추가 제한급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북 경주의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41%로 평년 70%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최근 2개월간 강수량은 평년의 28.3%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농어촌공사는 1만6000리터급 대형 살수차 2대를 투입해 하루 8~9차례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산업계도 공업용수 확보와 재활용에 나섰다.
포항제철소는 공업용수의 상당 부분을 재활용하고 포항시에서 공급받은 하수와 댐물을 재처리해 사용하고 있다. 포항지역 생활용수 공급에는 아직 차질이 없지만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물 사용량을 관리하고 있다.
경남도는 급수차와 산불 진화차 22대를 가뭄 지역에 투입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국비와 특별교부세 47억5000만 원도 확보해 저수지 준설과 관정 개발, 양수장·송수관로 설치 등에 투입한다. 정부에는 가뭄 대응 사업비 98억 원을 추가로 요청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가용 장비를 총동원해 달아오른 도심의 열기를 낮추고 있다.
충북도는 한겨울 제설 작업에 사용하는 염수교반용 차량을 살수차로 전환했다. 차량 1대를 청주와 증평 등 주거지역에 투입해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
충주시는 충주국유림관리소와 협력해 2000리터급 산불 진화차량을 건국대~충주역 구간에 투입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도로를 중심으로 살수 작업을 벌여 노면 온도와 도심 열섬현상을 낮추고 있다.
경기 여주시도 이날 오후 4시까지 7톤 규모 살수차를 주요 간선도로에 투입했다. 폭염으로 아스팔트가 솟아오르거나 변형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인명피해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221명이다. 이 가운데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19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사흘 연속 하루 100명 이상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3일에는 하루에만 186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아 올해 감시체계 가동 이후 가장 많았다.
이번 폭염과 가뭄의 심각성은 지난달 기상 관측에서도 확인됐다.
7월 전국 평균기온은 26.8도로 평년보다 2.2도 높아 역대 세 번째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9.7일로 평년 2.8일의 3.5배에 달해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반면 전국 강수량은 220㎜로 평년의 72.3%에 그쳤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의 강수량은 68㎜로 평년의 21.9%에 불과해 역대 가장 적었다. 이 지역의 지난달 기상가뭄 발생일수도 20.7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날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낮 최고기온은 30~38도로 예보됐다. 경기와 일부 전라권에서는 기온이 39도 이상, 최고체감온도는 38도 이상 치솟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도시별 낮 최고기온은 인천·전주 38도, 춘천·대전·광주 37도, 청주·대구 36도, 부산·울산·제주 33도, 강릉 31도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더라도 비가 그친 뒤 높은 습도 속에 다시 기온이 오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실내외 작업장과 논·밭, 도로 등에서는 체감온도가 더 높을 수 있다"며 "물을 충분히 마시고 격렬한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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