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 빨간불…도의회 여야, '7조 채무' 해법 찾기 총력전

세수 감소·기금 소진에 재정건전성 TF·혁신추진단 잇따라 출범
남종섭 의장 "협력할 일 속도 내고 신중할 일은 논의해야"

지난 29일 오후 도담소(수원시)에서 열린 '경기도-경기도의회 간담회'에서 남종섭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민선 9기 경기도가 7조 원 규모의 채무와 세수 감소라는 재정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자 경기도의회 여야가 잇따라 재정 전담기구를 출범시키며 대응에 나섰다.

재정건전성 확보라는 목표는 같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제도 개선과 정책 대안 마련에, 국민의힘은 채무 원인 규명과 집행부 견제에 초점을 맞췄다. 향후 재정 운영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30일 도의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28일 '경기도 재정건전성 TF'를 출범시켰다. TF는 재정 구조를 진단하고 세입 기반 확충과 재정 효율화, 관련 입법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안광률 대표의원은 "경기도 재정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정책기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27일 '건전재정 혁신추진단'을 꾸렸다. 추진단은 민선 9기 최대 현안인 7조 원 규모의 채무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재정 운용 전반을 점검해 건전재정 운영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윤종영 추진단장은 "민선 9기 예산과 공약 이행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비슷한 시기에 재정 전담기구를 꾸린 것은 경기도 재정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선 9기 경기도지사직 인수기구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는 출범 직후 경기도 누적 채무가 7조 원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경기준비위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취득세 수입은 2022년 11조 원에서 올해 8조 1000억 원으로 감소했고,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사실상 소진됐다. 지방채 발행 여력도 크지 않아 세출 구조조정과 재정 효율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선 9기 도정은 신규 사업 추진 전 재원을 먼저 확보하는 '페이고'(Pay-go, 새로운 사업이나 정책을 추진할 때 필요한 재원을 미리 확보한 뒤 추진하는 재정 원칙) 원칙을 도입하고 재정 정상화에 나설 방침이다. 9월 첫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는 이 같은 재정 기조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접근 방식은 다소 다르다. 민주당이 재정 구조 개선과 정책 대안 마련에 방점을 찍었다면, 국민의힘은 채무 발생 원인과 예산 운용 검증을 통한 견제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재정 정상화라는 목표는 같으나 '대안 제시'와 '감시 강화'라는 서로 다른 역할을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남종섭 도의회 의장은 29일 오후 추미애 지사와 의장단, 교섭단체 대표의원 등과 도담소(옛 도지사 공관)에서 가진 간담회를 통해 "집행부는 정책을 추진하고 의회는 그 과정과 결과를 꼼꼼히 살피는 게 본연의 역할"이라며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협력할 일은 속도를 내고 충분히 논의해야 할 일은 신중히 살펴야 한다"며 "도민의 세금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심의하고 협치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