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받아줄게"…허위인맥 내세워 금품 뜯은 전 경찰 고위 간부
검찰 "12억대 금품 편취, 국민 신뢰 훼손 범죄"…'징역15년' 구형
피고인 측 변호인 "공범 주도로 이루어진 범행인 점 참작해달라"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횡령 사건에 휘말린 건설회사 대표에게 판검사 등의 허위 인맥을 내세워 합의금을 받아주겠다고 속여 현금과 고급 수입차 등을 받은 최고위직 경찰 간부가 검찰로부터 징역 15년을 구형받았다.
8일 수원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윤성열)는 경찰청 차장 출신 A 씨(76·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변론을 종결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은 전직 고위직 경찰 출신으로 자신을 신뢰하는 피해자로부터 거액을 편취했다"며 "형사사법절차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범죄와 합의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더불어 재판부에 10억 원을 추징해달라고 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 전반적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서 "이미 일흔이 넘은 고령이고, 오랜 공직생활로 국가에 헌신하기도 했으나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변호했다. 그러면서 "여생동안 잘못을 반성하며 살 수 있게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공범 주도 하에 이루어진 범행인 점도 참작해달라"며 "피고인은 이를 전달했을 뿐이고 어떠한 경제적인 이득도 얻은 바가 없다"고 했다.
A 씨도 "피해자가 끝까지 저를 믿었음에도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주어서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머리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경찰관이었던 저는 떳떳하게 살자는 삶의 기준이 있었는데, 이번 일로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만의 시간이 남아있을지 모르겠지만 새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죄값을 치른 후 일상으로 돌아갈 여생이 있다면 아동지킴이 등 지역사회 봉사를 하며 삶의 보람을 찾고 싶다"고 했다.
A 씨는 지난해 3월에서 5월 사이 경찰 후배인 B 씨와 함께 700억 원대 횡령 사건에 휘말린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피해자 C 씨를 상대로 합의금 600억 원 상당을 받아주겠다고 기망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현직 검사, 판사, 정치인 등을 잘 알고 있다며 C 씨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이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현금 10억 원과 2억 6500만 원짜리 벤츠 승용차를 편취하기도 했다. 그는 현금으로 예술품 등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지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도주했다가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에 대한 선고 기일은 7월23일이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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