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피해'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몰랐다" 항변…집유 3년

법원 "사회경력 고려하면 미필적 고의 인정…유죄 판단"

의정부지법 전경 2026.4.12 ⓒ 뉴스1 양희문 기자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 활동하며 2억 원이 넘는 피해를 낸 50대 여성이 간신히 실형을 면했다.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양철한)는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52·여)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해 피해자 3명으로부터 모두 2억 500만 원을 건네받아 이를 조직의 계좌로 송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조직은 검찰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뜯어냈으며, A 씨는 성명불상 조직원의 지시를 받고 현금수거책 역할을 수행했다.

법정에 선 A 씨는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보이스피싱 범행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현장 조사 업무를 하면 건당 5만 원을 준다는 제안에 속아 일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A 씨는 일주일가량 조직원 지시에 따라 부동산을 돌며 현장 조사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상품권 매매 업무를 담당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현금을 수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근거로 A 씨의 풍부한 사회경험을 들었다.

간호조무사, 분양업체 직원, 도시가스 검침원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A 씨가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음에도 범행했다고 봤다.

또 근로계약서 작성이나 면접 없이 전화 통화만으로 채용이 이뤄졌고, 범행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는 경고를 받고도 범행을 계속한 점을 고려하면 범행의 불법성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양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으로 약 2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 또한 회복되지 않았다"면서도 "초범인 점, 미필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