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 들었다"…본드 흡입 뒤 집주인 살해한 40대, 항소심도 징역 25년

동종 범죄로 복역해 출소한 지 6개월 만에 또 범행
본드 흡입 범죄 7차례나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 ⓒ 뉴스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본드를 흡입한 뒤 같은 주택에 사는 집주인을 둔기로 살해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김건우 임재남 서정희)는 살인, 특수주거침입, 화학물질관리법 위반(환각물질흡입)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A 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누범 조항을 잘못 적용했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한 뒤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복역해 출소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누범 전과를 포함해 동종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7회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초등학생 때부터 본드를 흡입하는 등 오랜 기간 환각물질을 흡입했고, 일정한 직업을 가진 적이 없어 사회적 유대관계도 미약하다"며 "앞으로도 본드 흡입으로 인해 유사한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2일 오전 3시쯤 경기 하남시의 한 2층 주택에서 집주인인 70대 남성 B 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사건 당일 담배를 피우기 위해 주거지 앞마당으로 나왔다가 A 씨에게 "아랫집 청년이세요?"라고 말한 직후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7시 45분쯤 집을 찾은 B 씨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해당 주택 반지하층에 있던 A 씨를 붙잡았다.

A 씨는 본드를 흡입한 뒤 B 씨가 거주하는 2층 집의 현관문이 열린 틈을 타 집 안으로 들어가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범행 직후 자신의 상의를 벗어 B 씨 집 현관문 손잡이에 남은 지문을 닦고, 집으로 돌아가 범행 당시 입은 옷을 세탁하고 운동화를 버리는 등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본드를 흡입한 뒤 피해자가 자신을 해치려고 한다는 환청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그는 동종 범죄로 복역한 뒤 출소한 지 6개월 만에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생 때부터 본드를 흡입한 A 씨는 환각물질흡입 혐의로 7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본드를 흡입한 뒤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 등을 10회 이상 가격해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고의의 정도와 범행 동기,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유족들도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과 깊은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고, 유족들은 오히려 피고인의 가족으로부터 전세보증금 반환을 요구받는 상황에 처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