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 "혐의 없다", 재판부 "기소 절차 문제"…이화영 재판 엇갈린 결론

대북지원 직권남용 혐의 7대0 무죄 취지…법원은 방어권 침해 들어 공소기각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연어 술파티' 위증 등 혐의 사건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된 수원지방법원 204호 대법정. ⓒ 뉴스1

(수원=뉴스1) 최대호 배수아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에서 대북지원 관련 직권남용 혐의를 두고 배심원단과 재판부가 서로 다른 결론을 냈다.

배심원단은 혐의의 실체를 따져 무죄 취지로 판단했지만, 재판부는 기소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공소기각 판결을 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20일 이 전 부지사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지방재정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했다.

해당 혐의는 경기도의 북한 묘목·밀가루 지원 사업을 둘러싼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해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고,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봤다.

배심원단은 실체 판단에서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심원 7명은 대북지원 사업이 관련 법령에 위배되는지 등 직권남용 혐의의 핵심 쟁점에 대해 만장일치로 무죄 취지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단도 선고 직후 "배심원단은 7대0으로 만장일치 무죄 평결을 냈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판단은 실체 유무죄가 아니라 절차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공소기각은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무죄와 다르다. 재판에 들어오기 전 기소 절차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볼 때 내려지는 판단이다.

재판부가 문제 삼은 것은 이 전 부지사의 방어권이었다. 검찰은 앞서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전 부지사와의 공모 관계를 기재했다. 이 전 부지사가 정식으로 기소되기 전, 다른 피고인의 재판에서 공범처럼 거론된 셈이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가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충분히 방어할 기회를 갖기 전에 사실상 유죄 취지 판단을 받았다고 봤다.

피고인은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증거를 다투고 반박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 재판부는 정식 기소 전 타인의 재판에서 먼저 공범으로 판단 받게 한 것이 방어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했다.

공소권 남용 여부에 대한 배심원단 판단은 재판부와 달랐다. 직권남용 혐의의 공소권 남용 여부를 두고 배심원단은 "공소권 남용이다" 2명, "공소권 남용이 아니다" 5명으로 판단했다.

다수 배심원은 공소권 남용까지는 아니라고 봤지만, 재판부는 최종 법률 판단에서 공소권 남용을 인정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평결은 권고적 효력을 갖고, 최종 판단은 재판부가 한다.

결과적으로 대북지원 직권남용 혐의에서는 두 갈래 판단이 함께 나왔다. 배심원단은 혐의의 실체에 대해 7대0 무죄 취지로 봤고, 재판부는 기소 절차의 위법성을 이유로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이 대목은 항소심의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재판부가 배심원 다수 의견과 달리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점을 다툴 수 있다. 반대로 이 전 부지사 측은 공소기각이 아니라 실체 판단을 통한 무죄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심원 평결과 재판부 판단이 서로 다른 지점에 놓이면서, 대북지원 직권남용 혐의는 항소심에서도 다시 다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