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격돌 앞둔 북한 내고향, 경기장 나서며 껌 씹거나 옅은 미소도

대체로 비장한 분위기…경찰 경호 아래 일렬로 버스 탑승
호텔 주변 지나던 시민들 신기한 듯 사진 촬영도

20일 오후 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출전을 위해 숙소로 지정된 수원시 팔달구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을 나서고 있다. 2025.5.20 ⓒ 뉴스1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수원FC위민과 북한 내고향축구단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이 열리는 20일.

경기 시작을 2시간여 앞두고 내고향축구단의 숙소로 지정된 경기 수원시 팔달구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정문 앞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이 경기를 위해 숙소를 나서는 시간이 다가오면서다.

경찰은 오후 4시 40분께부터 호텔 출입구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일반인 접근을 통제했다.

호텔 로비와 출입구 일대에는 경비 인력이 촘촘히 배치됐고, 관계자들은 수시로 동선을 재차 확인하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하늘색 긴팔 상의와 검은색 반바지, 흰색 양말과 운동화를 착용한 내고향축구단 선수들이 차례로 내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묵묵히 앞쪽만 응시하며 정해진 동선을 따라 일렬로 버스로 향했다. 선수들 얼굴에는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서로 눈을 마주치거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은 거의 없었다.

일부 선수는 껌을 씹거나 동료와 짧게 대화를 나누며 옅은 미소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비장한 분위기가 짙게 감돌았다.

호텔 주변을 지나다 우연히 내고향축구단을 본 시민들과 투숙객들은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고 제자리에 머물며 선수들을 지켜봤다.

몇몇 시민은 눈을 동그랗게 뜨는 등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내고향축구단을 태운 버스는 오후 4시 57분께 경찰 경호 속에 천천히 호텔을 빠져나가 훈련장으로 향했다.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도 호텔 주변에는 한동안 경찰이 머물러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19일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경기를 앞두고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내고향은 20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수원FC위민과 맞붙는다. 2026.5.19 ⓒ 뉴스1 박지혜 기자

내고향축구단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위민과 2025-26 AWCL 4강전을 치른다.

C조 조별리그를 함께 통과한 두 팀은 8강에서 각각 우한 장다(중국)과 호치민시티(베트남)를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이어 대한축구협회가 4강 및 결승전 개최에 성공하면서 한국에서 남북 여자축구 클럽 간 역사적 맞대결이 성사됐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을 찾아 공식 스포츠 일정에 참가하는 것은 2018년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 이후 8년 만이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