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아파트 화재로 부부 사망…현장에 '신변 비관' 유서(종합3보)

소방 '대응 1단계' 발령 2시간여 만에 완진…주민 6명 부상
경찰 "현장 감식 예정…방화 등 모든 가능성 열어 두고 수사"

30일 경기 의왕시 내손동 아파트 단지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 후 잔불 등을 정리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 뉴스1 안은나 기자

(의왕=뉴스1) 김기현 기자 = 30일 오전 10시 30분께 경기 의왕시 내손동 20층짜리 아파트 14층 세대에서 발생한 화재가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최초 발화 당시 14층 세대 주민인 60대 남성 A 씨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A 씨 부인인 50대 여성 B 씨 역시 인명 구조 작업을 벌이던 구급대에 의해 14층 세대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다른 주민 6명은 각각 연기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었다. 이들 중 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며 나머지 4명은 부상 정도가 경미해 미이송됐다.

총대피 인원은 11명으로 집계됐다.

14층 세대 내부에서는 A 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 A4 용지에 자필로 적힌 유서에는 경제적 어려움 등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상층부에서 불이 나 사람이 추락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다수 인명 피해 우려로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현장에 장비 37대와 인력 110명을 투입해 낮 12시 35분께 화재를 진압했다.

대응 1단계는 주변 4곳 이하 소방서에서 인력·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화재 규모와 피해 정도에 따라 대응 2~3단계로 확대된다.

한때 검은 연기가 하늘로 다량 솟구치면서 119 신고가 다수 접수되기도 했다.

의왕시는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내손동 아파트 화재 발생. 인근 주민은 안전에 유의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30일 경기 의왕시 내손동 아파트 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이를 진압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2명이 사망했다. 2026.4.30 ⓒ 뉴스1 안은나 기자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현장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방화 등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A 씨 부부 시신을 부검하는 등 전방위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객관적인 사실로 확인된 범죄 혐의점은 없다"며 "현장 감식과 유가족 조사 등을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 9개 동(최고 18~20층), 모두 766세대가 들어서 있는 이 아파트는 2002년 6월 준공돼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안 갖춰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프링클러는 1990년 소방시설법 따라 아파트 16층 이상 층에만 설치가 의무화된 바 있다.

2005년에는 11층 이상 아파트 전 층으로, 2018년에는 6층 이상 아파트 전 층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점차 강화되기도 했다.

다만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전에 지어진 아파트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이날 불이 시작된 해당 아파트 14층 세대에도 스프링클러는 없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