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 구속송치…유통·밀수 규모 131억(종합)

매달 1~2회 필로폰 투약…휴대전화도 초기화
경찰 "황하나 연관 의혹도 확인되지 않아"

필리핀에서 국내로 압송된 '마약왕' 박왕열이 3일 오전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6.4.3 ⓒ 뉴스1 구윤성 기자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해 현지 교도소에 복역하면서도 국내에 다량의 마약을 유통한 박왕열(47)이 검찰에 넘겨졌다.

박왕열이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에 밀수했거나 유통하려던 마약 규모는 시가 13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왕열 구속 송치…마약 유통 규모 131억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3일 범죄집단조직죄, 마약류관리법 위반, 마약류불법거래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박왕열을 구속 송치했다.

박왕열은 2019년 11월 24일부터 2024년 8월 6일까지 국내로 마약류를 들여와 이를 유통하고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박왕열은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사라김 김형렬'로부터 마약 공급책을 소개받고 판매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이후 텔레그램 마약 판매채널 '전세계'와 '바티칸 킹덤' 등 여러 개의 하위 판매채널을 운영하며 마약을 판매해왔다.

범행 초기에는 사라김에게 소개받은 공급책으로부터 마약을 공급받다가 2022년 이후부턴 외국인 공급책과 직접 접선해 밀수했다.

마약 판매는 필리핀,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국제화물특송 또는 인편을 통해 국내로 밀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왕열은 마약류 매수 주문이 급격히 늘어나자 중간판매책과 계좌관리책 등 모두 15명 규모의 조직으로 키웠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조직원 상호 간 실제 접촉을 금지했다. 판매책이 검거될 경우 수사 과정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핵심 공범으로 지목된 조카 이 모 씨는 해외 밀수를 관리했고, 현재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박왕열은 마약을 판매해 68억 원의 범죄 수익을 올렸다. 또 밀수하거나 유통하려다 적발된 양은 필로폰 12.7㎏ 등 64억 원 상당이다.

경찰은 판매 대금과 적발된 마약류 양을 합치면 총 유통 규모는 131억 원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추후 여죄 수사 과정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

마약 판매 대금은 무통장 입금이나 비트코인 전자지갑으로 받았다.

경찰은 공범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은닉 자산을 추적 중이다.

필리핀에서 복역 중이던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던 중 손짓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25 ⓒ 뉴스1 안은나 기자
교도소서 매달 1~2회 필로폰 투약…송환 전 휴대전화 초기화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살해한 혐의로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박왕열은 1년 이상 기간 동안 매달 1~2회 필로폰을 흡입했다.

지난달 25일 송환 과정에서 이뤄진 간이시약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데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모발 감정에서도 필로폰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박왕열은 필로폰 투약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왕열은 송환 직전 휴대전화도 초기화했다.

경찰은 필리핀 현지 교정 당국으로부터 박왕열이 사용했다는 휴대전화 2대를 넘겨받았다.

박왕열은 삼성 휴대전화 1대는 본인이, 나머지 휴대전화 1대는 공용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박왕열의 삼성 휴대전화는 이미 초기화된 상태였고, 포렌식에서도 유의미한 자료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또 박왕열과 황하나의 마약 관련 연관성도 조사했지만 서로 접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2020년 현지 당국에 검거돼 2022년 징역 60년, 단기 52년을 선고받아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됐다.

옥중에도 텔레그램에서 닉네임 '전세계' 등으로 활동하며 우리나라로 마약을 밀반입했고, 이를 통해 벌어들인 범죄수익으로 호화 수감 생활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법무부·외교부·국정원·검찰청·경찰청 등 관계 기관은 필리핀 당국과의 실무협의를 진행,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에 한해 박왕열을 임시 인도받았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