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은 브레이크, 한 손은 운전대"…바퀴에 뚫린 버스 2차사고 막은 영웅
시민 문도균 씨…18일 서해안고속도로 교통사고 당시 승객
갓길 주차에 승객 대피까지…"무의식적에 막아야 겠다 생각"
- 유재규 기자, 김기현 기자
(평택=뉴스1) 유재규 김기현 기자
무의식적으로 사고를 막아야 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3시54분께 경기 평택시 서해안고속도로 포승분기점(금천방면)에서 달리던 4.5톤 화물차의 바퀴가 빠져 반대 차로인 무안방면으로 향하던 시외버스 앞 유리창에 날아든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버스에 운전자와 승객 7명이 탑승해 있었다. 승객 중에는 문도균 씨(42)도 몸을 싣고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다.
문 씨는 시외버스 우측 중간쯤 1인석 자리에 앉았는데 갑자기 '펑'하는 소리에 놀라 눈을 떴다.
버스 안에는 뿌옇게 됐고 문 씨보다 앞서 앉아있던 한 여성 승객은 "기사님!"이라며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때 문 씨는 '이거 안되겠다' 라는 생각과 동시에 매고 있던 안전벨트를 풀고 곧장 운전석으로 뛰쳐 나갔다.
운전석에 있던 버스 기사는 축 늘어진 상태로 앉아 있었고 의자는 뒤로 꽤 밀려난 상태였다.
문 씨는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나도 모르게 운전석 하단에 쪼그리고 들어가서 한 손은 브레이크 페달을 눌렀고 나머지 한 손은 운전대를 잡았다"고 당시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버스는 중앙분리대를 우선 한 차례 가격하고 이후 문 씨가 운전대를 서서히 오른쪽 방향으로 꺾으며 갓길에 세우기를 시도한다.
시야 확보가 안돼 한 여성 승객에게 "우측에서 달려오는 차량들을 좀 봐달라"고 문 씨는 요청했다. 이윽고 해당 여성 승객은 버스 우측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 여부를 실시간으로 문 씨에게 알렸고 문 씨는 갓길까지 가는데 성공했다. 이후, 가드레일을 서서히 받으며 차를 완벽히 멈춰 세웠다.
문 씨는 "당시 버스 문을 통해 나머지 승객들을 하차시키려고 했으나 가드레일에 버스 문이 막혀 '비상 탈출용 망치'로 창문을 깨고 나가달라고 전했다"며 나머지 승객을 우선 탈출 시켰다.
버스에는 여성 승객 2명과 20대 학생, 문 씨까지 총 4명이 있었고 20대 학생은 기사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 시간 여성 승객들은 경찰과 소방에 휴대전화로 사고를 신고했다.
문 씨 역시 버스 기사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목과 코, 맥박을 통해 확인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
문 씨는 "나머지 승객들에게 '이런 말을 해서 조심스럽지만 지금은 당장 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갓길에 세웠지만 버스 폭이 넓어서 도로 3차로 일부를 넘어서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됐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씨는 버스 관련 종사자가 아닌, 제조업체에서 안전관리를 수행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사고예방 및 안전관리에 늘 신경쓰고 있다고 문 씨는 밝혔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문 씨는 "지금도 버스기사가 안타깝다. 마음이 참 무겁다"며 계속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평택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4.5톤 화물차 운전자 A 씨(70대)를 형사입건 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A 씨는 "3차로에서 4차로로 진로 변경을 하다가 갑자기 '덜컹'하는 소리가 났다"며 "바퀴가 빠진 사실을 인지 했으나 (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난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고속도로 폐쇄회로(CC)TV 및 각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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