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13년' 강간 전력 스토킹 살해범…신상공개 속도 내나

20대 여성 살해 뒤 체포된 40대…경찰 "적극 검토"
피해자 수차례 신고에도 참변…신속 공개 여부에 관심

(의정부=뉴스1) 이상휼 양희문 기자 = 20대 여성을 스토킹한 끝에 살해한 40대 남성 A 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피해자가 생전 여러 차례 스토킹 피해와 강력범죄 가능성을 호소했던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피의자 신상공개 여부는 물론 경찰의 대응 과정 전반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직장 주변 맴돌며 범행 준비…스토킹 신고·고소에도 참변

1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지난 14일 오전 8시 58분께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한 거리에서 지인이던 20대 여성 B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과정에서는 범행이 우발적이 아니라 사전에 준비된 정황도 드러났다. A 씨는 범행에 앞선 12~13일 피해자가 다니던 직장 주변을 살피며 동선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에는 B 씨의 근무지 주변에 잠복해 있다가, B 씨가 자신의 차에 타는 순간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미리 준비한 전동드릴로 차량 창문을 깨고, 흉기로 B 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달아난 A 씨는 약 1시간 만에 경기 양평군 한곳에 주차해 둔 차 안에서 체포됐다.

피해자는 생전 A씨의 스토킹 행위와 강력범죄 가능성에 대해 경찰에 여러 차례 112 신고를 했고, 별도로 고소와 상담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사건 이후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속영장 기각 가능성 등을 우려해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수사에 무게를 두면서도, 즉각적인 신병 확보 등 강제 조치에는 나서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A씨는 피해자 주변을 여러 차례 탐색하며 동선을 파악하고, 전동드릴과 흉기까지 마련하는 등 범행 전반을 준비한 뒤 실행에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A씨의 신상공개 가능성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건 4개 모두 충족' 흉악범 신상공개 기준 손질 여론 '재점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흉악범 신상공개 제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는 최근 '전면적인, 조건 없는 흉악범 신상공개 촉구에 관한 청원'이 접수돼 법제사법위원회 청원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다.

해당 청원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명확한 기준 없이 흉악범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조건 없는 공개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경찰이나 검찰은 심의위원회를 열어 범행수단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 증거 존재 여부, 공개의 공공 이익 등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할 때만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최근 신상정보가 공개된 독살 연쇄살인범 '김소영' 사건도 다시 소환되고 있다. 당시 경찰은 사건 송치 전 심의위를 열지 않아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이후 이를 둘러싼 비판이 커지자, 검찰이 심의위를 거쳐 지난 9일 김소영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번 사건 역시 피의자 신상공개와 함께 제도 운용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