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스토킹 시달린 20대 여성 피살…"가해자 기본권 제한 필요"

피해자 경찰보호 대상자, 가해자는 전자발찌 찼지만…살인 못 막아
전문가 "위험 판단 땐 구금 등 필요…현재 피해자 중심 조치는 한계"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남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가정폭력과 스토킹 피해에 시달리던 20대 여성이 경찰의 보호조치 대상자임에도 사실혼 관계였던 남성에게 피살됐다.

14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8분께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팔현리 한 노상에서 40대 남성 A 씨가 20대 여성 B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A 씨는 과거 성범죄 전력으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는데, 범행 직후 전자발찌를 훼손했다.

이어 렌터카를 타고 달아났다가 양평군에서 긴급 체포됐다. 당시 그는 차 안에서 극단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A 씨로부터 여러 차례 폭력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폭력으로 A 씨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호와 3호,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가 내려진 상태였다.

피해자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나 문자 등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피해자 주거지 접근금지 등의 명령이다.

B 씨에겐 비상 연락용 스마트워치도 지급됐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교제 살인은 막을 수 없었다.

A 씨는 B 씨가 새벽일을 마치고 퇴근하자 직장 앞에서 차에 태운 후 이동해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워치는 피해자가 직접 눌러야 하는데, 가해자가 갑자기 다가와 제압하면 사용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 7월 26일 의정부시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발생했다.

50대 여성은 노인복지센터에서 홀로 근무하다 자신을 스토킹하던 60대 남성에게 살해됐다.

당시 이 여성도 보호조치 대상자였고 스마트워치가 지급됐다.

스토킹 범죄에 대해선 가해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가해자의 범죄 위험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고, 위험성 여부에 따라 기본권 제한이 필요하다"며 "가해자에 대한 위치 추적이나 구금 등의 조치가 그 예다. 현재 피해자 중심의 조치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