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0원에 사입한 경유 어쩌나"…최고가격제에 주유소 업주들 난감

"1~12일 매입 비용 소급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반응도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13일 서울 마포구 SK에너지 양지주유소에서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들이 정량기준탱크를 통해 휘발유 정량 확인을 하고 있다. ⓒ 뉴스1 안은나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계기로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첫날인 13일 경기지역 일선 주유소들은 판매 가격을 낮추는 분위기였다. 다만 현장에선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내 한 주유소는 평상시보다 주유하려는 차들로 붐볐다.

한 시민(30대·수원)은 "어제 주유하려다가 오늘부터 기름값이 내린다는 게 생각나 하루 더 기다렸다가 하게 됐다"며 말했다.

주유하러 온 다른 시민 박모 씨(40대·용인)는 "예전에는 주유소 (운영)하면 부자였는데 요즘은 대부분 적자인 곳이 많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주유소들이 '이때가 기회'라고 작심하고 (판매) 가격을 올린 게 아닌가. 앞으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들의 말은 달랐다. 이들 대부분은 정부 정책이 '독단적'이라며 반감을 표시했다.

주유소 업주 A 씨는 "지난 6일 돈 긁어모아 (리터당) 2260원에 경유를 사입했다"면서 "3월 1~12일 받은 기름에 대해서는 정부가 소급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대통령이 '바가지'는 신고하라고 했다는데 우리가 가격을 다 걸어두고 장사하는데 뭔 바가지 타령이냐"고도 했다.

인근의 다른 주유소 업주 B 씨도 "난 9일 목구멍까지 (유류) 탱크를 채웠다. 안 그래도 아까 정유사 측이랑 통화했는데, 이전 출하분에 대해서는 소급 정산이 없다는 게 확정됐다고 한다"며 "소급 안 해주면 주식 손해 봤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정부가 시장 개입해 여럿 죽이는 꼴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고 가격제'가 시행됐다고 해도 주유소에선 부대비용과 이윤을 붙여 판매가를 정하기 때문에 당분간 업장별 가격 차이 등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주유소에선 손님이 주유소 직원에게 "여긴 1700원대가 아니네요"라고 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해당 주유소 업주는 "손님들에게 그건 정유사 공급가라고 여러 번 안내해도 다들 이해를 못 한다"며 답답해 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은 여전히 좀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파는 모습이었다.

김모 씨(30대·여)는 "'오피넷'이란 걸 처음 검색해 봤다"면서 "오늘 시간이 좀 있어 인근에 그나마 제일 저렴한 곳을 일부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경기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L)당 1870원, 경유는 1879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29원, 39원 하락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899원에서 1883원으로 16원 내렸으며, 경유도 1919원에서 1897원으로 22원 떨어졌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