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덮은 '근조화환'의 외침… "책임은 못 숨긴다"

전공노, 숨진 30대 공무원 추모하며 '도의회 책임론' 정조준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 수사 압박이 부른 비극… "말단 실무자에 짐 지웠나"

'국외 출장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경기도의회 30대 공무원이 숨진 것과 관련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전국 지부에서 항의 차원에서 보낸 근조화환.2026.1.29/뉴스1 ⓒ News1 송용환 기자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지난 28일 오후 경기도의회 1층 로비는 민원인 대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소속 전국 지부에서 보낸 수십 개의 근조화환으로 가득 찼다.

화환에 적힌 문구는 날카로웠다. "공무원에 대한 권력갑질을 당장 중단하라" "경기도의회 도덕성 사망에 애도를 표합니다" "근조화환은 숨겨도 책임은 숨겨지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로비를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전공노가 이처럼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도의회의 '대응 방식' 때문이다. 전날 배송된 화환들을 도의회 측이 "보낸 사람이 불분명하다"며 지하로 옮기자, 노조 측이 이를 '사건 은폐 시도'로 규정하고 전국 지부 차원에서 화환을 다시 보낸 것이다.

이 소동의 뿌리에는 지난 20일 용인의 한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공무원 A 씨의 비극이 있다. 도의회 상임위 소속 7급 공무원이었던 그는 지난해 5월부터 '국외 출장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업무상 배임)' 혐의로 무려 8개월간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A 씨는 숨지기 하루 전인 19일에도 두 번째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 내내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의 노조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이탈이나 극단적 선택이 아닌, '구조적 폭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말단 실무자가 조직의 이름으로 수행한 업무 때문에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외로운 조사 과정에서 극심한 압박을 겪었을 것"이라며, 예산 집행 과정의 시스템적 문제를 실무자 한 명의 책임으로 몰아세운 결과라고 주장한다.

전공노 경기도청지부는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추적하겠다"고 밝혀, 이번 근조화환 시위는 향후 도의회를 향한 거센 책임론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