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진짜 문제" 李 대통령 질책했는데…지역서 '임원 돈잔치' 눈살

반월농협, 임원 보수 57~94% 인상
조합원 "돈 잔치 이게 맞는지 의문"

안산 반월농협. ⓒ 뉴스1 최대호 기자.

(안산=뉴스1) 최대호 기자 =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농협을 향해 “진짜 문제”라며 고강도 개혁과 철저한 감사를 주문한 가운데, 경기 안산 반월농협에서 임원 보수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조합원 수 1800여 명 규모의 반월농협은 임원들의 급여를 대폭 인상하면서도, 정작 조합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배당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논란의 핵심은 반월농협이 지난해 11월 대의원 총회를 통해 개정한 ‘임원보수 및 실비변상규약’이다. 이 개정안에 따라 A 비상임 조합장은 자신의 월 실비(사실상 급여)를 기존 800만 원에서 1260만 원으로 약 57% 끌어올렸다. 대의원 투표를 거치는 형식을 갖췄지만, 조합장 본인의 보수를 스스로 인상한 셈이다.

B 상임이사의 경우 인상 폭은 더 가파르다. 기본 월급은 650만원에서 1250만원으로 거의 두 배(약 94%)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6월 임명된 C 상임감사 역시 1년도 채 되지 않아 월급이 399만원에서 630만원으로 약 59% 인상됐다.

여기에 매달 급여 외에 ‘관리성과금’까지 얹혔다. 조합장은 연 250%, 상임이사와 상임감사는 연 20%를 관리성과금으로 받는다. 매달 지급되는 급여에 비례해 나눠 받는 구조다. 이 기준대로라면 조합장은 월 실비 1260만 원에 관리성과금 약 260만 원을 더해 매달 15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사실상 급여로 수령하게 된다.

끝이 아니다. 반월농협에는 특별상여금 제도도 있다. 지난해 기준 연 500%가 지급됐다. 이를 감안하면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더 커진다.

결과적으로 반월농협 임원들의 연봉은 국회의원 세비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상근인 A 조합장의 경우 연봉 환산 시 2억 원 규모다.

문제는 이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다. 농협의 수익은 결국 조합원들의 출자와 이용, 고객들의 예대마진 등에서 발생한다. 임원 보수가 늘어날수록 조합원에게 돌아갈 배당금과 환원 재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합원 우선’이라는 협동조합의 기본 원칙이 뒤집히는 구조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정확히 아는 조합원은 많지 않다. 보수 인상은 조합원 전체가 아닌 조합장과 52명의 대의원 투표로 결정됐다. 정보는 제한적으로 공유됐고, 조합원들의 실질적인 견제는 작동하지 않았다.

한 조합원은 “농협의 실질적 주인은 조합원인데, 조합장과 임원들은 조합원을 챙기기보다 자기들 몫을 키우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며 “판공비도 따로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들만의 돈 잔치다. 이게 과연 협동조합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반월농협 측은 “2024~2025년 연속 역대 최고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고, 연체율도 1%대로 최하위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임원 보수 조정은 4년 만에 이뤄진 성과연동 조정으로, 향후 성과가 악화될 경우 감액 등 재조정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은 최근 정부의 문제 인식과도 맞물린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 접수된 농협 관련 제보가 100건을 넘는다”고 밝혔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농협이 진짜 문제”라며 “필요한 사안은 수사 의뢰하고 감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