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제설'로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교통지옥'…누가 책임지나?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운영·주체는 '경기남부도로주식회사'
市 "대응 미흡 아쉬워"…경기남부도로 "제설차량 기동성 저하"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제설작업 중인 과천시 공무원.(과천시 제공)

(과천=뉴스1) 유재규 기자 = 지난 밤 경기지역 곳곳에 내린 폭설로 일부 도로가 통제되고 마비된 가운데 과천지역에서 퇴근길 정체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했다.

5일 기상청, 경기도, 과천시 등에 따르면 전날(4일) 오후 7시께 과천지역을 포함한 도내 16개 시군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대설주의보 발효에 앞서 "오후 6시부터 많은 양의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시는 오후 5시부터 제설 작업에 투입했다.

대부분 근로자들의 퇴근 시간이 오후 6시라는 점을 고려해 사전에 도로 제설제를 살포하기로 한 것이다. 소형제설장비, 송풍기, 염화칼슘살포기 등 제설자재를 동원해 과천의 주요 도로 대부분은 제설이 마쳐져 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의 제설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문원동 일대를 가르는 금곡IC~과천IC의 23.3㎞ 구간은 과천지역은 물론, 일부 경기도 내 타시군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주요 길목 중 한 곳이다.

기상악화를 떠나 상하행선 구간은 출퇴근 시간대면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또 과천지역에는 도로확장 공사 등 굵직한 SOC사업이 한창이다.

시는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경기남부도로주식회사에 조속한 제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요청을 보냈지만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

당시 오후 6~8시 사이 과천지역에 내린 적설량은 약 5.4㎝로 기록됐다.

결국 오후 6시 이후부터 금곡IC~과천IC 구간 가운데 과천IC~학의IC 약 5㎞ 상하행선 구간 모두 교통지옥에 빠지게 됐다.

과천지역 내 일반도로는 행정구역으로 시가 관리하지만, 경기도로부터 30년 간 위탁받은 민자고속도로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운영·주체는 경기남부도로주식회사다.

시는 관리·운영 주체가 아니지만 시민들의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오후 10시30분께 상하행선 모두 구간에 제설 작업을 펼쳤다. 도로통제 해제는 하행선은 오후 11시에, 상행선은 이날 오전 1시에 각각 이뤄졌다.

시는 기상청이 전날 오전부터 줄곧 '수도권지역 내 폭설이 예상된다'는 예보가 있었음에도 경기남부도로주식회사가 초동 조치가 미흡했다는 점을 아쉬워 했다.

시 관계자는 "경기남부도로주식회사의 제설차량이 경기 의왕지역에 있는데 오전부터 대비했다면 퇴근길 차량 고립은 적어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의 운영 주체가 시는 아니지만 시민들의 불편 최소화를 위해 공무원 인력을 투입시킬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제설작업 중인 과천시 공무원.(과천시 제공)

이에 대해 경기남부도로주식회사 측은 시에 전날 대설 대책에 대한 계획과 입장이 담긴 자료를 보냈다.

경기남부도로주식회사 측은 "기상청 예보와 실제 강설량의 현격한 차이로 초기 대응에 지연했다"며 "짧은시간 갑작스러운 폭설 및 출·퇴근시간 통행량이 많아 제설차량의 기동성이 저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출·퇴근시간대에 기상청 강설 예보 있을 경우 교통혼잡 발생 전 사전 살포하겠다"고 말했다.

koo@news1.kr